낯선 역에 내리다
낯선 역
살다 보면
어디쯤 와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무엇을 향해 달렸는지 잊은 채
시간의 열차에 몸을 맡긴다.
그러다 문득
가슴속에 낯선 역 하나 멈춰 선다.
내리는 순간
잊고 있던 기억들이 바람을 타고 돌아오고
철길은 침묵으로
지나온 날들이
되돌릴 수 없는 길임을 말해 준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와
조용히 말한다.
"괜찮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그 한마디에
꺼져 있던 마음의 불빛이 켜지고
나는 알게 된다.
도착이란
어딘가에 이르는 일이 아니라
흩어진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