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섬
몸 안에
섬 하나를 키우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안쪽은 늘 파도에 깎이고 있는.
비 오는 밤이면
그 섬은 더 선명해진다.
지워진 얼굴들,
떠난 계절들,
끝내 도착하지 못한 말들이
해안가에 밀려온다.
누군가는 약으로 견디고
누군가는 잠으로 견디고
누군가는 웃음으로 견딘다.
그러나 견딘다는 것은
잊는다는 뜻이 아니다.
깊은 밤
갈매기 몇 마리
어둠을 가로질러 날아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알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상처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와 함께
새벽까지 버텨내는 일이라는 것을.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