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
인생은
잠시 머물다 가는 여인숙 같다.
비에 젖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들고 들어와
한밤을 묵는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잠들고,
누군가는 창밖의 바다를 오래 바라본다.
아침이 되면
대부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떠난다.
하지만 방 안에는
체온의 흔적이 남고
창문에는
밤새 머물던 바람의 자국이 남는다.
우리도 그랬다.
서로의 삶에 잠시 머물렀다가
각자의 길로 흘러갔다.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멀어지는 시간.
그래도 가끔
마음 한구석에서
누군가의 불 꺼진 방문이
아직도 희미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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