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물소리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쓸쓸함을 물려받는다.
눈빛으로,
침묵으로,
가끔은 이유 없는 그리움으로.
어머니와 딸이 마주 앉아 있는
저녁의 방.
말은 없고
물소리만 있다.
물을 만지는 손,
물을 튕기는 손.
한 사람은 지나온 시간을,
한 사람은 다가올 시간을
품고 있다.
그 사이를 흐르는 것은
사랑일까,
운명일까,
아니면 이름 없는 외로움일까.
어둠이 창가에 내려앉고
저녁은 천천히 깊어진다.
철철철.
세상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로
물이 흐른다.
마치
한 생이 다른 생을
다독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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