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는 새
선량한 하늘 아래
천년의 둥지를 품을 수 있다면
나는 천년을 견디어
옥빛 날개의 새가 되고 싶다.
보릿쌀 한 홉으로 허기를 달래며
창공을 가르고,
백팔재 너머 먼 길을 향해
날아가고 싶다.
불볕 같은 세상,
사랑과 그리움에 목마른 삶.
고뇌와 외로움이
늘 곁을 맴돌지라도
날개 깃 모두 벗겨져
알몸이 된다 해도
내가 선택한 존재의 길만은
결코 굽히지 않으리.
동이 터 오르고
다시 날 수만 있다면
고독이 하루 세 끼의 양식이어도,
가슴에 박힌 대못 같은 세월을
천년 동안 견디어도 괜찮겠다.
달빛처럼 맑은 인연 하나
사랑의 매듭을 풀어준다면
깊은 물을 건너는 영수가 되어도
순한 사랑 품은 새가 되어
끝내 날아가리라.
수억만 번 날갯짓하며
끝없는 바다를 건너
마침내 조용히 날개를 접고
침묵의 손 하나
내밀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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