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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에 뵈옷 닙고 / 조 식

작성자왕파리|작성시간20.12.12|조회수304 목록 댓글 0

삼동에 뵈옷 닙고

- 조 식 -(1501-1572 연산군~선조) ; 호는 남명. 조선 전기의 큰 학자,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함. 남명가, 왕롱가, 군선지로가 등

 

三冬에 뵈옷 닙고 岩穴의 눈비 마자

구름 낀 볏뉘도 쬔 적이 업건마

西山의 해 디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현대어 풀이]

 

삼동(三冬)에 뵈옷 닙고 암혈(巖穴)에 눈비 마자

구름 낀 볏 뉘도 쬔 적이 업건마난

서산(西山)에 해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한겨울에 베옷을 입고 바위 굴 속에서 눈비를 맞으며

구름에 가려진 햇살도 쬐 본 적이 없건마는

서산으로 해가 진다고 하니 몹시 슬프구나!

 

추운 겨울에 베옷을 입고 바윗굴 속에서 눈비를 맞고 살면서

구름 낀 햇빛(임금의 은총)을 쬔 적이 없지만

서산에 해가 진다(임금의 죽음) 하니 눈물이 나는구나

 

* 주제 ; 중종 임금의 죽음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마음.

 

[창작 배경]

작자는 어려서 제자백가를 통달하여 학문이 매우 깊었으며,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하느라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평생 벼슬을 하지 아니하였다. 두류산(지리산)에 들어가 학문에만 전념하던 중에, 중종 임금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시조를 지었다고 함.

 

[이해와 감상]

“춥디 추운 한겨울에 얇은 베옷을 입고, 변변한 집도 없이 굴 속에 살면서, 눈비도 맞아가며 구름 낀 햇볕 한 번 쬔 적도 없건마는(벼슬을 함으로써 나라님의 은혜를 입어 본 일도 없지마는), 그래도 인생이 황혼길로 접어드니(중종 임금이 돌아가셨다 하니) 눈물을 이기지 못하겠노라.”남명 조 식은 좋은 머리와 깊은 학문을 가진 당대의 명유(名儒)로 많은 사람들의 숭앙을 받았으나,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벼슬하지 아니하고 초야에 묻혀서 학문과 후진 양성에만 몰두하였다. 초장은 벼슬하지 않고 산중에 들어가 청빈낙도의 생활을 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뵈옷’은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중장의 내용은 임금의 작은 은혜조차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고, 종장에서는 임금의 승하를 ‘해지다’는 말로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임금이 세상을 떠나니 그 애처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고 노래한다. 한편, 끈질긴 당쟁의 역사 속에서 그 제물이 된 중종 임금의 비극과, 당쟁에서 득세한 무리들, 또한 그런 것이 판을 치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일종의 반감 같은 것이 이 시조의 속뜻을 이루고 있음도 읽어야 할 것이다.

 

[개관 정리]

▣ 성격 : 평시조, 고시조, 유교적 군신유의

▣ 표현 : 비유적 표현

▣ 주제 : 임금의 승하에 대한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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