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작성자운형|작성시간26.04.02|조회수47 목록 댓글 1

                

#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38)

《백남옥의 '사월의 노래'》

*최진태 作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배를 타노라

(후렴)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가곡 '사월의 노래' 1절 기사다.

 

 이 노래는 한국 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지 않았던 1953년 봄에 탄생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전후의 상처를 예술로 달래고자 했던 잡지사와 예술가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전쟁 중이던 1953년, 부산에서 창간된 학생 잡지 <학생계>는 창간호를 기념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축하 노래'를 기획했다. 당시 편집진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밝고 서정적인 정서를 잃지 않기를 바랬다.

 

​ 이 기획을 위해 당대 최고의 서정시인 박목월에게 작사를,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곡가 김순애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박목월 시인은 사월의 생동감 넘치는 자연과 '베르테르의 편지' 같은 낭만적인 소재를 빌려 아름다운 시를 썼다.

​김순애 작곡가는 이 시에 맞춰 밝고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을 입혔다.

 

​ 노래가 발표된 1953년 4월은 휴전 협정이 맺어지기 직전의 어수선한 시기였다. 하지만 가사 속에는 전쟁의 비극 대신 목련꽃, 푸른 잔디, 피리 소리 같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만 가득하다. 이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다시 찾아올 봄'에 대한 강한 열망과 생명력을 상징한다.

 

​ ​가사 첫머리에 나오는 '베르테르'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이다. 당시 학생들에게 이 소설은 낭만과 고뇌의 상징이었기에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 원래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었으나,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서정성 덕분에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국민 가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요즘처럼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에 이 곡을 다시 들으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힘겹게 꽃을 피워야 하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가장 빛나는 계절이 또 4월의 봄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명의 불을 밝혀 드는 4월이 왔다.

그리운 이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희망의 피리를 불며,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런 나날.  

다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봄을 마음껏 느껴보면 어떠하리요?

 

《꿈의 계절》

 

무지개 빛 윤사월 어느 날/

베르테르의 편지 읽는 소리/

환청처럼 들려온다/

보아라, 돌 속에서 피어난/

내 청춘의 붉은 상흔을

 

 자목련(紫木蓮)의 꽃말은 자연에의 사랑, 은혜, 존경이다. 자목련의 '목련'은 '나무의 연꽃'을 의미 한다. 이 꽃의 다른 이름은 자옥란(紫玉蘭)이다. 중국 원산의 자목련 꽃은, 겉은 진한 자주색이고 안쪽은 연한 자주색이다. 자목련이 어제 그제 피는듯 하다 추적거리는 봄비에 그만 큰 잎이 하나 둘씩 땅위로 떨어지고 있다. 다른 꽃잎에 비해 유난히 크기가 큰 느낌이라 바닥에 뒹구는 모습들도 더욱 처연하게 느껴진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여기에 딱 어울린다 할까.

 

 이형기 시인은 《낙화》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샘터에 물 고이 듯 성숙하는/내 영혼의 슬픈 눈"이라고 읊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수신퇴(功遂身退)란 말이 있다. '공을 이루면 몸을 물린다'는 뜻이다. 여섯장의 꽃잎을 지닌 자목련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있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언제나 죽게 된다.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과도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도 매 순간 순간 나 자신과 부단히 이별을 경험해 가고 있다. 바로 늙는다는 사실이다. 1년 전의 나, 어제의 나, 그리고 바로 몇 초전의 나와도 계속 이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매 순간마다 우리의 세포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언젠가는 영구히 가야 할 때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 중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을까? 변화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을까?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서 무언가를 성취하기도 하고, 결실을 맺게 되기도 하며 또 영혼의 성숙까지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꽃이 떨어지고서야 열매를 맺게되는 역설을 우리들 삶 역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기희생과 비움이 있기에 내려 놓음도 있는 것이다. 아울러 그 속에 사랑이 숨어 있기에 떠나는 자의 뒷 모습이 보다 아름답게 비쳐지는게 아닐까? 자목련의 자태를 보며 나이들어가면서 나의 뒷모습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새삼 한번 더 숙고하게 된다.

 

*사월의 노래 - 메조 소프라노 백남옥 [공식채널]

https://youtube.com/watch?v=80CwPE37aJ0&si=iMLT5VoCAUFOmDf9

 

**사월의노래/D#/하모니카소리/청심

https://youtube.com/watch?v=2lK7cQP9zps&si=6Aj1wXTtj0vVIM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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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설해 에요 | 작성시간 26.04.02 사월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네요. 아닌계절이 있겠냐마는. 잘지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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