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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아직 할 일이 있다.

작성자주형(周炯) 이 원장|작성시간26.06.09|조회수3 목록 댓글 0

     아직 할 일이 있다.

 

 질병(疾病)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마지막 생명을 앞당긴다.

나는 늙었다. 나는 이제 쉬어야 해. 나이가 몇인데— 하면서 마음을 놓는 순간

우리의 뇌(腦)는 먼저 알고 모든 것을 놓아 버린다.

의학 통계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큰 질병(疾病) 없이 지내다 80대 중후반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가족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특별히 아픈 데도 없었는데 갑자기 시름시름 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러나 의학적으로 보면 이 죽음은 결코 갑작스럽거나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망 원인은 질병(疾病)이 아니라 복합(複合) 붕괴(崩壞)이다. 85세 전후의 사망은 하나의 질병 때문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情神) 사회적 기능이 동시에 무너지는 노쇠(老衰)의 종착(終着)점에서 일어난다.

심장은 아직 뛰지만, 자율신경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폐는 숨을 쉬지만

기침 반사와 면역 방어가 약해지며 뇌는 의식이 있으나 회복의 탄력성이 사라진다.

이 상태에서 감기 한 번, 넘어짐 한 번, 식사량 감소에 곧바로 생의 마지막 방아쇠가 된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요소(要素)는 근육 소실과 탈수. 85세 전후 사망의 공통 분모는 의외로 단순하다.

근육 감소증과 만성 탈수와 저영양. 노년기에 근육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면역 저장고, 혈당 조절 장치, 낙상 방지 장치, 그리고 호흡 보조 기관이다.

걷는 양이 줄고, 씹는 힘이 약해지고, 입맛이 없다는 말이 늘어나는 순간

몸은 이미 회복 불가능한 하강 곡선에 들어선다.

생활 측면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유는 쓸모의 상실감. 의학(醫學)에서 쉽게 말하지 않는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바로 “나는 이제 할 일이 없다.”는 마음이다. 일종의 맥(脈)을 놓아 버리는 것을 말한다.

노년기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이것이다.

사람은 질병(疾病)보다, 의미 상실감(喪失感)으로, 인해서 더 빨리 죽는다.

친구와의 단절(斷絶), 사회적 역할의 종료, 하루를 시작할 이유의 소멸(掃滅).

이때 몸은 생존을 ‘목표(目標)로 삼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는 식욕(食慾) 감소(減少)와 활동(活動) 저하(低下),

호르몬 분비 저하, 면역력(免疫力) 급감(急減)으로 직결된다.

85세 전후 사망의 결정타는 회복 포기 반응이다.

젊을 때는 몸이 아프면 회복하려 든다. 그러나 고령의 어느 시점 이후에 몸은 이렇게 판단한다.

“이제 회복(回復)할 필요가 없다.” 이를 의학에서는 '생리적(生理的) 철수(撤收)'라 부른다.

치매도 아니고, 암도 아니지만 몸의 전체가 서서히 종료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치료보다 생활의 태도가 생존 기간을 좌우한다.

* 결론(結論)은 오래 사는 비결은 치료(治療)가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理由) 85세 전후의 죽음은 충격적이지만, 사실은 매우 정직한 결과다.

조금이라도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과 사흘에 한 번이라도 약속(約束)이 있는 사람,

내가 아직 쓸모 있다고 느끼는 사람, 할 일이 있는 사람 등등 무엇인가 할 일이 있는 이들은 같은 나이에도 몇 해를 더 건강하게 산다.

노년의 생명 연장은 병원을 늘리는데 있지 않다. 하루를 살아낼 이유를 남겨 두는 것,

그것이 가장 강력한 의학적 처방이다. 팔십을 넘기고부터 사람들은 묻는다.

“이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 의사는 숫자를 말하지 않지만,

몸은 이미 대답을 시작한다. 85세 전후, 많은 이들이 큰 질병(疾病) 하나 없이 비실비실 조용히 생을 마친다.

가족들은 말한다. “어제까지 멀쩡하셨는데요.” 그러나 노년에 이 멀쩡함은 오래전부터 금이 가 있었다.

이 나이의 죽음은 병 하나가 몸을 바로 데려가지 않는다. 심장도 뛰고,

폐도 숨을 쉬고, 정신도 또렷한데 몸 전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천천히 접어 넣는 시간에 들어간다.

의학은 이것을 노쇠라 부르지만, 노인은 그저 “기운이 없다”고 말한다.

팔십을 넘기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질병(疾病)이 아니라 근육(筋肉)이다.

다리가 가늘어지고, 걸음이 느려지고, 어느 날부터인가 “나가기가 귀찮다는 말이 입에 붙는다.

근육이 줄면 힘만 빠지는 것이 아니다. 면역도 함께 빠지고, 회복할 여지도 같이 사라진다.

이때 감기 한 번, 넘어짐 한 번이 몸 전체를 주저앉힌다. 그러나 진짜 충격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사람을 가장 빨리 늙게 하는 것은 나는 쓸모 없어졌어, 나는 이제 할 일이 없어, 하는 마음의 방심(放心)이다

. 그 순간 우리의 뇌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린다. 의학은 이것을 설명하지만,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뇌는 마음의 변화에 제일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는 이제 안 된다. 이제 무능력하다. 나는 끝났다. 나는 늙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뇌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놓아 버린다고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 긍정적이고

적극적(積極的) 낙관적(樂觀的) 창조적(創造的)인 생각이 뇌를 젊게 하고 활력을 준다.

이제 다 살았지, 뭐, 내 몸 상태로는 이제 거의 끝이야, 기억력(記憶力)이 망가졌는데 살아서 뭘해,

85세 전후의 죽음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회복을 포기한 몸의 마지막 결정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노년의 생명은 병원에서만 연장되지 않는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밖으로 나갈 이유, 누군가와 나눌 짧은 약속,

아직 내가 할 일이 있고 할 수 있다. 는 마음을 갖으라는 것이다.

이것이 약(藥)보다 강한 효과가 있고 활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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