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북서쪽 목책 정비를 위한 발굴조사

작성자이운원|작성시간14.11.03|조회수237 목록 댓글 0

  

 

10월 24일 새벽.

날마다 하던 대로 몽촌토성 바깥길을 걷던 나는 반가운 광경을 보고 무척 기뻤습니다.

드디어 북서쪽 목책 설치를 위한 유물 발굴 작업이 재개된 흔적(?)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

하얀 흙주머니가 쌓여 있고, 흙을 나르는 손수레와, 구덩이를 파는 굴착기가 한 대  현장에 폼을 잡고  멋지게 서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 전날 새벽, 현장에서 큰 발자국처럼 생긴 파인 곳들을 보고 작업이 시작된가 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작업이

시작된 현장을 보니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한 회신을 받은 지 일주일만의 일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마치 발굴조사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의 민원이 나오기만 기다린 듯해서 문화재청의 신속한 진행 속도에 어리둥절하기까지

했습니다.  

 

 

 

26일 새벽에 현장을 보면 목책기둥열을 파낸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얀 흙주머니가 차곡차곡 길게  쌓여 있는 것을 보니까

발굴조사가 착착 잘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짐작이 갔습니다.

회신의 내용대로 지난 봄 이 곳에서 발굴된 넓적한 삼족기 깨진 조각과, 격자무늬 연질토기 조각 말고도 온전한 토기도 나오고,

목책을 두고 벌어진 전투에서 병사들이 사용했던 칼이나 창, 화살촉도 무더기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김치국부터 마셔보았습니다. ^^^

 

28일은 오후에 박물관 아카데미에 강의 들으러 나가니까  겸사겸사해서 토성길에 올라 현장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

깊이 파여진 구덩이에서 4명이 옹기종기 앉아 흙을 파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천 오백년도 훨씬 전에 땅 속에 파묻힌 백제의 역사를 찾아내는 훌륭한 사람들이라 한참 서서 경의를 표했습니다. ^^^

  

 

31일, 공사 안내 알림판이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사명 : 서울 몽촌토성 내 목책 정비사업부지 발굴조사

◐ 조사기간 : 2014년 10월 23일부터 11월 11일까지(실조사일수 15일)

◐ 조사기관 : 한성백제박물관

◐ 발굴조사 이후 목책 재설치 공사를 실시하여 11월 30일까지 완료할 예정임을 알려 드립니다 - 송파구청장.  한성백제박물관장 

 

알림판을 읽어 보니까 나에게 보낸 회신보다 훨씬 빨리 발굴 조사를 마치자마자 목책을 재설치하겠다는 내용이라서,

아 ! 겨울이 오기 전에 새 목책을 볼 수 있겠구나 , 하는 반갑고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매 일요밀마다 진행하는 몽촌토성 워킹투어나, <몽촌역사관>의 역사투어 때 토성길을 돌다가 목책은

간데 없고 목책자리만 파란 천막촌에 덮인 모습을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실망이 클까, 하는 걱정도 사라지게 되어 기쁩니다.

 

한 가지 남은 걱정은 목책의 끝을 창 끝처럼 뾰죽하게 빗깎기로 깎아 목책 본연의 목적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점입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동쪽 목책처럼 빗깎기로 깎아 다시는 고구려군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채비를 단단히 해야하는 임무가

<한성백제박물관>에 주어졌으니 지켜볼 참입니다.

 

 

11월 3일 오후, 토성길에 올라 목책자리 발굴조사 현장을 내려다 봅니다.

10여명의 현장요원들이 하루 작업의 마무리에 들어간 듯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 곳은 한성백제가 오백년 가까이 왕성을 쌓고 살았던 곳, 우리들 모두 백제의 왕성에 들어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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