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박홍규
내 모른다고 해서
어디에든 꽃 지지 않으랴
내 모를 때
그 사람 눈에 눈물 그렁그렁 맺혀
어쩌면 부디 내가 모르길 바라며
한숨 몇 자락
몰래 토해내기도 할 거다
내 모르는 사이 꽃잎 떨어져
그 자리에 그저 앉았듯
거기 그렇게 가만히
마음 가누고 있을 거다
#박홍규,《내 모른다고 해서》수록
■단상
세상엔 내 모를 때 낙화하는 것들도 많고 굳이 모르고 싶은 것들도 많다.
내가 모르는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눈물을 삼키고 있을 것이라는 아득한 짐작,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슬픔을 향해 보내는 나지막한 시선. 이 공연한 눈물은 존재와 존재 사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연대감의 증거다.
타인의 아픔에 무감해진 이 삭막한 시대에, 자연의 순리를 닮은 시인의 따스한 시선은 우리로 하여금 참된 인간다움의 가치를 되묻게 만든다.
사람이 고픈 시절,
시인이 가만히 짚어낸 참 마음에 기대어 위로받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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