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시조)
한 웅큼 그러쥐면 녹색물 뚝뚝 흐르고
보송한 하설초가 레이스 뜨는 오월
꽃댕강 꺽이면 댕강하고 소리 낸다지
피어 있지 않은 몽우리는 불효녀이고
향기 가득 담은 바람은 효부라 하니
백리향*, 납작 업드려 몸을 흔들어 댄다
성가시게 떨어지는 버찌 쓸어내며
팔십대 자매들 지지배 지지배배
어릴적 마당을 하나씩 물어 나르고
홍조빛 얼굴 어디갔나 돌아 보니
상추밭 고랑에 거름으로 묻혀서
끝없는 초록을 밀어 올렸었구나
따라가지 않고 앞서가는 나이는
미소를 머금은 채 황혼과 마주서
오늘도 숲을 헤치며 길을 내고 있다
*허브의 일종인 지피식물
건드리면 향기가 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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