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잔상
희뿌연 꼬리
나무 위에 피어나
손 흔들며 뿜어 내는 생명의 냄새
접어 두었던 시간에 불빛 하나 깨어난다
맞춰진 블록처럼 골격이 드러난 얼굴
안아주는 품이
딱딱하게 부딪혀 와서
환삼덩쿨 스친 가슴으로 돌아 오는 길
시선은 자꾸 떠나 온 자리에 매달린다
달력 속 동그라미 하나
누에가 뽑아내는 실처럼 가느란 숨 붙잡고
한올 한올 감아 놓은 당신의 생일
닿지 못한 날을 남겨둔 채
검은 틀 안에 사진으로 갇혀 있는 눈동자
마주하는 눈에 출렁대는 물결
등 뒤로
새로 심은 금잔디 제자리 찾는 소리가
뻐꾸기 울음에 실려 오던
밤 꽃 향기에 젖은
비릿한 유월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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