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현대차 누르고 코스피 시총 4위 등극
삼성전기가 코스피시장에서 질주를 이어가며 현대차 시가총액을 누르고 4위에 등극했다. 삼성전기 이익 추정치의 추가 상향 가능성이 상당히 열려 있다는 분석과 함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iM증권은 9일 삼성전기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8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28%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9일 기준 삼성전기 주가(166만4000원) 대비 상승여력은 38.2%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MLCC 판가 인상, 실리콘 커패시터(SiCap) 추가 수주, FC-BGA 가동률 상승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이익 추정치의 추가 상향 가능성이 상당히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목표주가 산정에는 2027년 기준 컴포넌트 부문에 72배, 패키지 부문에 44배를 각각 적용했다. 글로벌 동종업체(Peer) 평균 대비 각각 30% 할증한 수치다.
iM증권은 2027년과 2028년 영업이익을 각각 3조3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0%, 32% 성장하는 그림이다. 이익 성장률을 반영한 27년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은 0.4배로, MLCC 업체 평균(2.1배)과 패키지 업체 평균(0.9배)을 크게 밑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고 봤다.
핵심 모멘텀은 크게 세 가지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우선 MLCC 판가 인상이다. iM증권은 20% 수준의 판가 인상을 가정해 27년 영업이익을 추정했지만, 실제 인상 폭이 이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만 야게오(Yageo) 등 2선 업체들이 이미 범용 MLCC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야게오는 2017년 한 해에만 네 차례에 걸쳐 연간 60% 이상의 판가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고 연구원은 "당시보다 업황의 강도와 지속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범용 MLCC 가격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2선 업체 인상 폭이 커질수록 삼성전기의 고객사 협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3분기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지목됐다. IT 성수기 진입과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본격 양산이 겹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베라 루빈 NVL72 랙 기준 MLCC 탑재량은 50만~60만개로, 전작인 블랙웰(GB200) NVL72의 44만개 대비 최대 36% 많다.
또한 SiCap 수주도 눈길을 끈다. 실리콘 커패시터 수주는 수동소자 사업에서도 장기공급계약(LTA)이 가능함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가 미국 반도체 업체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추가 수주 여부에 따라 27년 이후 이익 추정치가 재차 상향될 수 있다고 봤다.
끝으로 FC-BGA 가동률 상승과 그에 따른 판가 인상이다. 삼성전기의 FC-BGA 가동률은 2026년 하반기 100%에 도달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견적에 보수적이던 반도체 업체들마저 이전보다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예상보다 강한 판가 인상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실적 추정치를 보면, 올해 매출액은 13조3100억원(전년 대비 17.6% 증가), 영업이익은 1조5681억원(71.7% 증가)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2025년 8.1%에서 2026년 11.8%, 2027년 19.7%로 가파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한편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AI용 MLCC는 적층 공정 증가로 범용 MLCC 대비 3~5배 많은 Capa를 소모하기 때문에, 세트 수요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업계 전반의 수급 불균형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심각한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역시 범용 MLCC 관련 삼성전기의 매력도를 높여주는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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