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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작성자수영루치아|작성시간26.06.18|조회수14 목록 댓글 0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미사 때 복사를 하는 K가 긴장을 많이 했나 봅니다.

처음에는 긴장했는지 몰랐는데, 성찬의 전례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주수병이 떨어질 것처럼 손을 떨고 있었습니다.

“긴장하지 마. 편하게 해.” “…예.” 겨우 입을 열었지만, 대답마저 손처럼 떨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말로는 안심이 될 리가 없겠지요.

이처럼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긴장된 순간을 여러 번 만나게 되 는데,

그중에 처음으로 긴장했던 순간은 찰고를 받는 때가 아닐까 합니다.

분명히 열심히 외운 기도문과 교리인데,

이상하게 그 시간이 다가올수록 머릿속이 점점 하얗게 변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것의 무게감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오늘 듣게 되는 복음의 앞부분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하시는 당부의 말씀이 나옵니다.

제목만 보면 이렇습니다.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열두 사도를 파견하시다.’, ‘박해를 각오하여라.’

그러고 이어지는 오늘 복음의 제목은 ‘두려워 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여라.’입니다.

그동안 함께 지내던 예수님을 떠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길을 나서는

제자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해 보면,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 말씀의 무게감 때문에 더 그랬을 것입니다.

특히 박해를 각오하라고 하시는 스승님의 말씀에 더욱 침울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로부터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칠 수 있는 권한을 받고 기뻐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찰고를 앞둔 어린이처럼 박해가 다가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얘지고 막막했을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을 향해서 말씀해 주시는 오늘의 복음은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 보이는 것 같아서 참 든든하게 들립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마태 10,32)

사도들에게 하셨던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입니다.

우리도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면,

예수님께서도 우리를 안다고 증언해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힘들어할 때 힘이 되어주셨던 예수님과는 반대로,

제자들은 예수님이 제일 힘들어하실 때 죄다 도망을 쳤습니다.

특히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몇 번이나 모른다고 했을까요?

모르기는 해도 세 번보다는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는 연습이 평소에 되어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화려하고 거창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각자의 삶에서 작은 것부터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수님도 우리를 안다고 증언해 주실 것입니다.

그날을 희망하며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박진양 베드로 신부 | 범박동 본당 주임 

가해 2026년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주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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