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기를… 우리 동네 ‘무더위 쉼터’ 이야기
글. 매탄동 재난안전리더 최윤희
어느덧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기상청이 올해도 역대급 폭염을 예고하면서 벌써부터 한여름 나기가 걱정입니다. 해마다 여름은 더 길어지고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폭염은 단순히 견디기 힘든 더위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 되었습니다. 이럴 때 우리 동네에서 가장 시원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무더위 쉼터’입니다.
수원시는 지난 5월 말부터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무더위 쉼터 605개소를 비롯한 폭염 저감 시설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매탄동에도 주민들의 접근성과 목적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아파트 단지나 골목마다 위치한 경로당 같은 '생활밀착형 쉼터'입니다. 동네 이웃들과 정겹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두 번째는 매탄동 행정복지센터나 영통구청 등 공공기관을 활용한 ‘행정·공공형 쉼터’로,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매여울도서관처럼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문화·여가형 쉼터’가 있습니다.
특히 매탄주공그린빌 3단지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는 정인숙 님(6기 주민기자)은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집에서 에어컨을 마음껏 켜지 못하는 분들에게 쉼터는 큰 도움이 된다”며, “최근에는 요가, 미술, 발 마사지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함께 운영되면서 쉼터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이웃과 소통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훌륭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스마트폰 지도 앱에 ‘무더위 쉼터’를 검색하거나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면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쉼터를 바로 찾을 수 있으니 이용법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고마운 공간이 진정한 ‘안전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보입니다. 현재 쉼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경로당이다 보니, 기존 회원 어르신이 아닌 일반 주민이나 취약계층은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기 어려운 ‘심리적 문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게다가 실질적인 시설 개선도 필요합니다. 일부 무더위 쉼터는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어, 정작 다리가 불편하고 거동이 힘든 고령의 어르신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다 다칠 위험까지 안고 있습니다. 폭염은 면역력이 약한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연 재난’이지만, 재난 약자들에게는 계단 하나, 정보 부족 하나가 쉼터로 가는 길을 막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행정적인 지원과 시설 보완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우리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이웃의 시선’입니다. 내 곁에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 있다면 먼저 건강과 안부를 묻고, 무더위 쉼터 위치를 모르는 이웃에게는 정보를 알려주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올여름에는 우리 모두가 ‘폭염 안부지기’가 되어 보면 어떨까요. 폭염은 자연재난이지만, 서로를 향한 관심은 가장 강력한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매탄동에서 단 한 사람도 폭염 때문에 소외되거나 위험에 놓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더위 쉼터가 단순히 에어컨이 나오는 공간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를 지켜주는 따뜻한 쉼터가 될 때, 우리 마을은 더 안전하고 더 든든한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