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94호 (2026. 06)

[6면]책 이야기 | 버려진 뚜껑, 모두가 행복한 ‘유리창 정원’이 되다 (임승희, 『뚜껑정원』)

작성자매탄마을신문|작성시간26.06.16|조회수28 목록 댓글 0

책 이야기 | 버려진 뚜껑, 모두가 행복한 ‘유리창 정원’이 되다 (임승희, 『뚜껑정원』)

 

6월은 참 묘한 달이다. 눈이 닿는 곳마다 초록이 싱그럽게 우거지는데, 한낮의 볕은 벌써 여름철 매운맛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마침 6월 5일이 ‘환경의 날’이었던 터라, 분리수거장에 갈 때마다 가득 쌓인 플라스틱 통들을 보며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기도 한다. ‘우리가 편하게 쓰고 버린 저 많은 것들은 다 어디로 갈까?’ 그런 생각이 들 때, 아이와 함께 펼쳐보기 참 좋은 그림책 한 권이 있다. 임승희 작가의 『뚜껑정원』이다.

책 속 주인공은 정원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작은 ‘뚜껑’이다. 정원사의 도움으로 제 몸속에 흙을 채우고 예쁜 식물을 심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여운 뚜껑정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누군가의 귀걸이나 목걸이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신나는 등굣길을 함께하는 열쇠고리가 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을 느낀다. “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정원이야!”라며 자랑스러워할 만큼 말이다.

하지만 늘 행복할 것만 같던 뚜껑정원의 일상에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찾아온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투명한 유리 울타리로 산책을 나갔다가 뜻밖의 아픔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는 투명한 유리창을 미처 보지 못해 다치고 슬퍼하는 작은 새들이 있었다.

여기서부터 작은 뚜껑들의 가슴 뭉클한 모험이 시작된다. 홀로는 작고 나약한 뚜껑들이지만, 새들을 지키기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미끄러운 유리 울타리를 조심조심 오르기 시작한다. 하나둘 모인 작은 마음들이 과연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낼까? 사람과 꽃, 새와 강아지 모두가 함께 어울려 행복해하는 마지막 장면은 책을 읽는 내내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준다.

매탄동 골목을 걷다 보면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정성껏 가꿔둔 화분들을 자주 만난다. 우리 이웃들의 그 다정한 마음이 꼭 새들을 위해 유리창을 오르던 책 속 뚜껑들을 닮았다. 환경 보호의 시작은 알고 보면 참 사소하다. 분리배출 하는 날, 페트병을 압착하면서 무심코 던져 넣던 그 작은 플라스틱 뚜껑들을 아이와 함께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니면, 늘 버리던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이건 어떻게 다시 쓰일 수 없을까?’ 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건 어떨지.

이번 주말에는 아이 손을 잡고 매여울도서관에 들러 이 책을 같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책을 덮고 나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굴러다니는 작은 뚜껑 하나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지 모른다. 다 쓴 밀폐용기 뚜껑이나 테이크아웃 컵 뚜껑에 아이와 함께 작은 다육식물이나 이끼를 심어 ‘우리 집 베란다 뚜껑정원’을 만들어보는 것도 참 좋은 6월의 추억이 될 것이다. 사람과 동물, 자연 모두가 행복한 매탄마을을 꿈꾸며 이번 주말엔 작은 뚜껑정원의 문을 슬며시 열어보길 권한다.

 

권미숙 주민기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