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잔상
새벽을 밀어 올리는 쌉쌀한 첫 모금
뜨거운 온기가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면
잠들었던 세포들이 하나둘 비명을 지르며 깬다
검은 호수 속으로 가라앉는 시간들
심장은 박자를 맞춰 둥둥 북을 치고
머릿속엔 투명한 실타래가 풀려나가
뒤엉킨 생각들을 가지런히 엮어낸다
중독이라 부르는 이 고요한 각성은
어쩌면 텅 빈 하루를 채우는 유일한 의식
식어버린 잔바닥에 남은 앙금처럼
오늘도 씁쓸한 생의 뒷맛을 삼킨다
다시 한 잔, 이번엔 차갑게 식혀
부유하는 정신을 이 지상에 묶어두려
나는 오늘도 짙은 어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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