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쪼임의 미학
두 손 하나 없이도
세상을 살아내는 법을 보았네.
굽은 목을 꼿꼿이 세웠다가
번개처럼 땅을 향해 내리꽂는
저 단호하고도 정직한 몸짓.
발로 흙을 파헤치고
부리로 낱알을 골라내는 일에
망설임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
남의 도움을 구걸하지 않고
스스로의 부리 끝에 운명을 맡겨
오늘도 오롯이 저의 허기를 채우는 저 당당함.
비어 있는 날개 아래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의 밥알만을 귀히 여기며,
두 손 없이도 우아하게
제 삶의 뜰을 묵묵히 일구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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