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추석날 아침 기분이 가볍고 산듯하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제기들을 찬장에서 끄집어내어 물행주를 꽉 짜서 닦는다.
제기를 닦다가 나도 모르게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하고
고등학교때 배웠던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의 한 구절이 입에서 흘러 나온다.
나는 왜 그랬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옆에서 아내가 제사음식을 준비하다가 무슨 소리가 들리니
금방 무슨 얘기 했어요 ? 하고 물어서 나는 어물어물 해 버리고 만다.
언제였던가 혼자 배낭 달랑 둘러매고 보길도에 가서
산능선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동백나무숲을 걷기도 하고
윤선도 사당에도 가 본 일이 있는데.
왜 오늘 추석날 아침에 느닷없이 어부사시사의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란 구절이 생각났는지 ?
사실은 지국총의 정확한 의미도 모르면서.
찾아보니 '지국총'이란 고기잡이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갈때 나는 소리 '찌그덩 찌그덩'이란 소리라네.
그것이 윤선도의 귀에는 '지국총 지국총'으로 들렸던 모양이지.
추석날 아침에 '지국총'이란 말이 웬 말인가 ?
늙으막에 뱃사공이라도 되고 싶은가 . 허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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