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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블로우

작성자남청도|작성시간26.06.08|조회수20 목록 댓글 0

 

 

 

기관의 에어블로우와 사람의 기분전환

 

선박 기관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기관을 시동하기 전에 반드시 여러 가지 점검 절차를 거친다. 특히 대형

디젤기관은 시동 전에 터닝 기어로 천천히 회전시켜 보고, 실린더 헤드에 설치된 테스트 콕(Test Cock)을

열어 압축공기를 잠시 불어 넣는다. 이를 에어블로우(Air Blow)라고 한다. 일본식 현장 용어로는 흔히 ‘후까시’

라고 부르기도 한다.

에어블로우를 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중요하다. 실린더 내부에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굴뚝이나 연돌을 통해 빗물이 유입되어 실린더 안에 고여 있다면 큰 문제가 발생

한다. 액체는 압축되지 않기 때문에 시동 시 고압 공기에 의해 피스톤이 움직이면서 연소실이나 연결 부품이

심각하게 파손될 수 있다. 작은 점검을 소홀히 했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크고 작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고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점검과 안전수칙을 소홀히 할 때 발생한다. 그래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출항 전 에어블로우가 기관을 보호하듯이, 작업 전 점검과 준비는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이다.

한편 에어블로우의 의미를 조금 넓게 생각해 보면 사람의 삶에도 비슷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아무리 성실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계속 긴장 상태에서 일만 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잠시

멈추어 자신을 점검하고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흔히 나무를 자를 때 사용하는 톱을 예로 든다. 톱날이 무디어졌는데도 쉬지 않고 계속 톱질을 하면 힘은 많이

들고 작업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반면 일정한 주기로 작업을 멈추고 톱날을 갈아 주면 훨씬 적은 힘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톱날을 가는 시간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업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투자 시간이다.

사람의 휴식도 이와 같다. 잠시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다. 그것은 다시 힘차게 일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선박 기관이 시동 전에 에어블로우를 하듯이,

사람도 때때로 기분전환이라는 ‘마음의 에어블로우’를 해야 한다. 그래야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털어내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다.

 

기관의 에어블로우가 사고를 예방하는 예방정비의 한 과정이라면, 사람의 휴식과 기분전환은 삶의 사고를 예방하는

예방관리라 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추어 자신을 점검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결코 게으름

이 아니다. 오히려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더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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