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법문 080-05 /퇴옹 성철
제8장 선종사상
2. 견성의 본질
4) 사중득활(死中得活)05
동정에 일여하고
오매에 항상 일여하여
화두가 현전함이
마치 물 속에 달이 비춰
여울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물이 세차게 흘러 접촉하여도
흩어지지 아니하고
넓고 아득하여도 없어지지 아니한다.
마음 가운데는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고
밖으로는
흔들려도 움직이지 아니하면,
의심 덩어리가 부서지고
바른 눈을 뜨는 것이 가까웠다.
홀연히 안팎으로 맞부딪쳐
자기를 깊이 밝히면
또 마땅히 대종사를 찾아
시험을 구하여
법의 그릇을 이룰 것이요
적은 것에 만족하여서는 안 된다.
動靜一如하고 寤寐恒一하야
話頭現前이
如透水月華가 在灘浪中하야
活潑潑하야
觸不散蕩不失하야 中寂不搖하고
外撼不動하면 疑團이 破하고
正眼이 開近矣라
忽然築著磕著하야
洞明自己어든
又宜見大宗匠하야
求煅煉成法器오
不可得小爲足이니라.
[蒙山]
우리가 공부를 함에 있어서
오매일여라는 관문의 통과가
근본이 되어 있는데
오매일여가 되어서 깨쳤다 해도
구경에 못 들어가는 수가 있으니
꼭 본분종사를 찾아가서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만치 공부라는 것이 어려운데
공부하다가
번뇌망상이 여전한 사량분별을 가지고
아는 체하는 것은
생각해 볼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선계(禪界)에서는
이 병이 너무 깊어
한철 두철 나면 뭐 좀 알았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심한 일입니다.
오매일여가 되었나 안 되었나
스스로 생각해 보고
양심을 속이지 말아야 합니다.
크게 죽은 사람이
불법도리가 전혀 없어서
현묘°득실과 시비°장단이
여기에 이르러서는
다못 이렇게 쉬었느니라.
옛 사람은
이를 평지 위에서
죽은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모름지기
저쪽으로 뚫고 지나가야 되며,
혹 의지하거나 이해함이 있으면
아무 관련 없느니라.
大死底人이 都無佛法道理하야
玄妙得失과 是非長短을
到這裏하야 只恁麽休去나
古人은 謂之平地上死人이니
須是透過那邊하야사 始得이요
或有依倚解會하면
沒交涉이니라.
[碧岩錄]
이처럼
무쇠로 만들어 놓은 사람은
혹 기특한 경계를 만나거나
혹 나쁜 경계를 만나더라도
이 앞에 이르러서는
모두 꿈속과 같아서
육근이 있음을 알지 못하며
아침저녁을 알지 못한다.
비록 이러한 경계에 이르렀어도
찬 재와 꺼진 불을 지켜서
캄캄한 곳으로 들어가서는 못쓰니,
모름지기
몸을 돌리는 한 활로가 있어야 한다.
這般生鐵로 鑄就漢이
或遇奇特境界하며
或遇惡境界하야도
到此面前하여는
悉皆如夢相似하여
不知有六根하며
不知有旦暮하나니
直饒到這般田地하여도
切忌守寒灰死火하여
打入黑漫漫地去也니
須是有轉身一路하여사 始得다.
[碧岩錄]
제8 아뢰야 무기식의
거짓 무심인 찬 재와
죽은 불에 집착하여
몸을 돌리는 활로를 못 얻으면
영원히 사지(死地)에 매몰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