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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자유/4 편 1장-2. 대혜 선사

작성자發菩提心|작성시간19.07.19|조회수60 목록 댓글 0

성철스님 법어집
영원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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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편 영원한 자유

제 1 장 오매일여

2. 대혜 선사


앞에서 나온 오조 법연 선사의 제자에
원오 극근 선사가 있고,
그 제자에 대혜 종고 선사가 있습니다.

강원에서 배우는
[서장(書狀)]이라는 책이
대혜 종고 선사의 법문으로,
그는 임제의 정맥으로서
천하의 법왕(法王)이라고 자처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대혜 스님이
어떻게 공부했고
어떻게 인가를 받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대혜스님은 스무살 남짓 되었을 때,
요즘 말로 '한소식'했다고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은
진짜 소식이 아니라 가짜 소식이었습니다.

그래도 전생 원력이 크고,
또 숙세(宿世)의 선근(善根)이 깊은 분이어서
그 지혜가 수승했습니다.

그래서 가짜 소식을
진짜 소식으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 가짜 소식을 가지고 천하를 돌아다니는데,
이 가짜 소식에 모두 속아 넘어갔습니다.

비유로 말하자면
대혜 스님이 성취한 것은 엽전에 불과한데
세상 사람들은 진금(眞金)처럼 여기고
'바로 깨쳤다'고 인가를 하여
대혜스님은 더욱 기고만장하여 날뛰고 다녔습니다.

그 무렵 '천하 5대사'라는
다섯 분의 선지식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담당 무준(湛堂無準)
선사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대혜스님이 이 선사를 찾아가며
'천하 사람이
나를 보고 참으로 깨쳤다고 하고
진금(眞金)이라고 하니
이 스님인들 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병의 물을 쏟듯, 폭포수가 쏟아지듯
아는 체하는 말을 막 쏟아부었습니다.

담당스님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네 좋은 것 얻었네.
그런데 그좋은 보물 잠들어서도 있던가?"
하고 물어왔습니다.

자신만만하게 횡해천하(橫行天下)하여
석가보다도, 달마보다도 낫다 하던 그 공부가
잠들어서는 없는 것입니다.

법력이 천하 제일이라고
큰 소리 텅텅 쳤지만
잠이 들면 캄캄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혜스님은
담당스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천하 사람들이 모두 엽전인가 봅니다.
저를 엽전인줄 모르고 금덩어리라고 하니
그 사람들이 모두 엽전 아닙니까?

스님께서 제가 엽전인 줄
분명히 지적해 주시니
스님이야말로 진짜 금덩어리입니다.

사실 저도 속으로 의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에 자유자재하지만
공부하다 깜박 졸기만 하면
그만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깨달은 이것이
실제인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담당 부준 선사는 크게 꾸짖었습니다.

"입으로 일체 만법에 무애자재하여도
잠들어 캄캄하면
어떻게 생사를 해결할 수가 있느냐!

불법이란
근본적으로 생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
생사해탈을 얻는 것이 근본이야.
잠들면 캄캄한데 내생은 어떻게 하겠어."

그러면서
담당스님은 대혜스님을 내쫓았습니다.

대혜스님의 근본 병통(病痛)을 찔렀던 것입니다.


또, 옛날에
경순(景淳)선사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자신의 법이 수승한 듯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잘못하여 넘어진 뒤로 중풍에 걸렸는데,
그러고 나니
자기가 알고 있었던 것과
법문했던 것을 모조리 잊어 버리고
그만 캄캄한 벙어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모든 법을 아는 체했지만
실지로 바로 깨치지 못했기 때문에
한번 넘어지는 바람에 모든 것이
다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 때 도솔조 선사라는 이가
행각(行脚)을 다니다가
이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는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한번 넘어져도 저렇게 되는데
하물며 내생이야."

이 생사 문제는
영겁불매가 되어
억천 만겁이 지나도록 절대 불변하여
매(昧)하지 않아야 성취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번 넘어져도 캄캄하니
몸을 바꾸면 두말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천하에 자기가 제일인 것 같았던 대혜스님도
무준 선사가 그렇듯
자기의 병통을 콱 찌르니
항복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정진하고 있었는데
담당 무준 선사가
시름시름 병을 않더니 곧 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돌아가시면
누구를 의지해야 하겠습니까?" .

하고 물으니
경사(京師)의 원오 극근 선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유언을 따라
그는 원오 극근 선사를 찾아갔습니다.

찾아가서 무슨 말을 걸어 보려고 하나
원오스님은 절벽 같고,
자기 공부는
거미줄 정도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원오 극근 선사가
자기의 공부를 조금이라도 인정하는 기색이면
그를 땅 속에 파묻어 버리리라는
굳은 결심으로 찾아갔는데,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아하, 내가
천하가 넓고 큰 사람 있는 줄 몰랐구나 !'
라고 크게 참회하고
원오 선사에게 여쭈었습니다.

"스님,
제가 공연히 병을 가지고
공부인 줄 잘못 알고 우쭐했는데,
담당 무준 선사의 법문을 듣고
그 후로 공부를 하는데
아무리 해도
잠들면 공부가 안 되니 어찌 해야 됩니까?"

"이놈아,
쓸데없는 망상 하지 말고 공부 부지런히 해.
그 많은 망상 전체가 다 사라지고 난 뒤에,
그 때 비로소 공부에 가까이 갈지 몰라."

이렇게 꾸중 듣고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원오스님의 법문을 듣다가 확철히 깨달았습니다.

기록에 보면
'신오(神悟)'라 하였는데,
신비롭게 깨쳤다는 말입니다.

그 때 보니 오매일여입니다.

비로소 꿈에도
경계가 일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원오스님 에게 갔습니다.

원오스님은
말조차 들어보지 않고 쫓아냈습니다.

말을 하려고만 하면,
"아니야, 아니야 [不是不是]"
라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그러다가
원오스님은 대혜스님에게
'유구와 무구가
등칡이 나무를 의지 함과 같다.
[有句無句 如藤倚樹;유구무구 여등의수]'
는 화두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대혜스님은
자기가 생각할 때는 환하게 알 것 같아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원오스님은 거듭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이놈아, 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야.
공부 더 부지런히 해!"

대혜스님이 그 말을 믿고
불석신명(不惜身命)하여,
곧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더욱 부지런히 공부하여 드디어 깨쳤습니다.

이렇듯 대혜스님은 원오스님에게 와서야
잠들어도 공부가 되는데까지 성취했습니다.

이렇게 확철히 깨쳐
마침내 원오스님에게서 인가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임제의 바른 맥(臨濟正宗)을 바로 깨쳤다고 하여
원오스님이
임제정종기(臨濟正宗記)를 지어 주었습니다.

이리하여
대혜스님은 임제정맥의 대법왕으로서
천하의 납자(衲子)들을 지도하고
천하 대중의 대조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대혜스님 어록에 남아 있습니다.

잠이 깊이 들어서도 일여한 경계에서
원오스님은 또 말씀하셨습니다.

"애석하다.
죽기는 죽었는데 살아나지 못했구나
(句惜 死了不得活)."

일체망상이 다 끊어지고
잠이 들어서도 공부가 여여한 그 때는
완전히 죽은 때입니다.

죽기는 죽었는데
거기서 살아나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살아나느냐?

"화두를 참구 안 하는 이것이 큰 병이다
(不疑言句 是爲大病)."

공부란 것이
잠이 깊이 들어서
일여한 거기에서도 모르는 것이고,
거기에서 참으로 크게 살아나야만
그것이 바로 깨친 것이고,
화두를 바로 안 것이며
동시에 그것이 마음의 눈을 바로 뜬 것입니다.

이처럼 바로 깨치려면
오매일여(寤寐一如)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항상 이 오매일여를 주장한다고
오매일여병에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오매일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불법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고,
또 선(禪)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대혜스님과 같은 대근기(根機)도
오매일여가 되기 전에는
그것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부처님께서 오매일여를 말씀했으니
안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부처님 말씀이 거짓말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다가 자기가
완전히 오매일여가 되고 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대혜선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오매일여라 하신 말씀이
참말이요, 실제로구나

(佛設寤寐一如 是眞言是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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