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법문 026-4/퇴옹 성철
제 4장 유식 사상04
유식학에 따르면
인간 고뇌의 근원은
허망분별(虛妄分別)에 의한 것으로,
안으로는 자아(我)를 집착하고
밖으로는 법(法)을 집착합니다.
그리고
이 아집. 법집의 집착이
표면적으로 강열한 것은 의식이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근원적인
말나식의 집착이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아집과 법집의
두 가지 집착을 단절하여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의 진리를 실증하면
바로 진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유루(有漏)의 번뇌심에
덮여있는 아뢰야식 등의
네 식(四識)이 전환하여
네 가지 지혜를 이루게 됩니다.
곧 아뢰야식은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보는 지혜인
대원경지(大圓鏡智)가 되고,
말나식은
나와 남을 평등하게 보는
평등성지(平等性智),
의식은
제법의 모습을 잘 분별하는
묘관찰지(妙觀察智),
그리고
전5식은 본원력에 의하여
견도위(見道位)이전의 보살과
성문. 범부를 이롭게 하기 위해
시방국토에서
갖가지 일을 성취하는 방편지인
성소작지(成所作智)가 됩니다.
예로부터
이 사분설과 삼류경설은
법상 유식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할만큼
비중 있는 교의로 취급되었습니다.
사분설이란
심(心). 심소(心所)의 작용을
상분(相分). 견분(見分).
자증분(自證分).
증자증분(證自證分)
의 네 부분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상분(相分)은
심. 심소 자체가 생길 때 나타나는
인식대상인
소연(所緣)의 경계를 말하며,
견분(見分)은
심. 심소 자체가 생길 때
소연의 경계인 상분을 식별하는
인식작용으로,
단지 보는 것만이 아니라
경계를 잘 비추어 보는
(見照)작용을 뜻합니다.
자증분(自證分)은
자(自)는 견분이고
증(證)은 증지의 뜻으로
자체상
견분의 작용을 인지하는 것이고,
증자증분(證自證分)의
증은 증지이고
자증은 자증분이므로
자증분의 작용을
거듭 인지하는 것입니다.
이 사분 가운데 상분은
객관적이나
바깥 경계의 모습이므로
소연(所緣)이며,
나머지는 모두
주관적인 심식의 작용이므로
능연(凌緣)입니다.
즉 견분은
오직 바깥 경계의 상분을 반연하고
자증분을 반연합니다.
또 증자증분을
다시 자증분이 되고 소연이 됩니다.
이 사분설은
인도 유식논사들이 주장한 것이지만
이미 그들 사이에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었습니다.
안혜(安慧)는
자증분은
의타(依他)의 체로 보고
견분과 상분은
변계(遍計)의
체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증분만의
일분설(一分說)을 주장하고
난타(難陀)와 친승(親勝)등은
의타(依他)의
상분과 견분의
이분설(二分說)을 내세워
견분을 실(實)로 보고
상분을 가(假)로 보았습니다.
진나(陳那)와
호월(護月)등은
식체(識體)인 자증분에서 변출된
능연과 소연의 작용인
견분과 상분 외에
이를 증지하는 작용이고
자증분을 더하여
삼분설(三分說)을 주장하고,
호법(護法)은
진나가 세운 삼분에
다시 자증분을
증지하는 작용이 있는
증자증분을 더하여
사분설(四分說)을 주장하였습니다.
그 까닭은
견분은 상분을,
자증분은 견분을,
증자증분은 자증분을,
자증분은 다시
증자증분을 반연하여
인식에 관한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사분설은
인식 작용을 상세히 분류하여
사분으로 하였으나,
각자의 견지에 따라
사분 내지 일분이
모두 타당성을 얻는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