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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러 그리고 우리

[곡소개]말러 교향곡 8번 이야기

작성자Romantiker|작성시간01.01.29|조회수337 목록 댓글 0
8번은 좀 뜸을 들였죠? 좀 잘 써보고 싶었는 데 역시 역부족입니다. (교향곡 7번 에필로그) 말러의 음반은 상대적으로 녹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오늘날 말러가 그나마 주목을 받는 건 현대과학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죠. 7번은 다른 곡보다 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터치나 질감이 특징적인 그림을 미술교과서의 작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좀 좋은 화집에서 보는 것 그리고 실제 미술관에서 보는 건 매우 다를 수 있겠죠. 녹음이 떨어져서 뭔가 소리가 탁하게 느껴지면 5악장이 주는 감동이 반감되는 것 같슴다. 탁한 녹음에서 거장의 숨결을 찾아내지 못하는 제 얕은 귀 때문이겠죠? (교향곡 8번 이야기) ‘1000사람 교향곡’이란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연주하는 데 그만큼의 연주자가 필요하다는 건데요, 어릴 때 이름으로만 들었을 때 이런 작품이 연주가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도 연주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네요. 이와 함께 정말 연주가 안될 것 같은 3박 4일에 걸쳐 연주하는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는 그가 지은 극장이 있고 주인이 아마도 그 사람의 손자인 관계로 2년에 한번은 연주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접할 기회가 전혀 없는 것 같지는 않구요, 요즘 제가 싫어하는 모 학습지 광고에 삽입되어 저를 열받게 하고 있죠. 일단 천명이 전부 기악주자는 아닐 테고 5번에서 7번까지의 순기악 작품과 달리 성악이 들어 갔다는 건 예상이 가능한데요 이 작품의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성악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오라토리오를 연상시키죠. 게다가 전반부는 강림절 찬가를 쓰고 있으니까요. 이런 작품을 억지로 찾으면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슴다. 물론 말러가 그때까지 쓴 어떤 작품보다 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작품과 갓 서른이 된 멘델스존이 인쇄술 발명 몇 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쓴 작품을 비교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요. 과연 그게 교향곡이냐라는 질문과 왜 합창과 독창을 썼느냐는 것에 대한 멘델스존의 대답은 왠지 말러 8번과 동떨어져있지 않다는 느낌을 갖게 하더군요. 멘델스존은 일단 곡이 오라토리오와 달리 하나의 주제(멘델스존다운 힘차고 싱그러운 주제구요 가끔 슈베르트 9번 3악장을 연상시킬 때가 있슴다. 물론 하나는 댄스뮤직이고 하나는 찬송가지만요)가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이 곡이 교향곡이라는 점을 설명했구요 이 세상 삼라만상이 찬양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합창과 2명의 소프라노와 1명의 테너가 필요했다는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네요. 그럼 곡 설명으로 들어가겠슴다. 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데요 1부는 라틴어로 된 강림절 송가를 2부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가사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1부는 낭만파정신으로 다시 태어난 바하라는 평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파이프오르간, 저음현과 함께 시작되는 장대한 합창과 하늘을 찌를 듯한 소프라노의 솔로를 거쳐 이어지는 장대한 피날레. 처음 들었을 때부터 사람들이 왜 이 작품을 어렵다고 하는 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곡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부분은 1부와 2부의 언어가 다르다는 건데요. 1부는 라틴어 2부는 물론 독어로 되어 있습니다. 다들 어울린다는 평을 하는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완전히 확신은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 영어나 불어 나레이션이나 랩이 중간에 들어간 가요를 들을 때 느낌이 어떠세요? 물론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 제가 주장하는 바는 그럴 경우 대부분 외국어 부분은 가사전달 보다는 어떤 느낌을 형성하는 음악의 일부 정도로 여겨지니까요 꼭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요 정말 이게 어울리는 지를 판단하려면 두 언어를 노래로 들으면서도 가사를 다 받아들일 만큼 어학 실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2부는 텍스트가 파우스트인지라 각 성악가가 역할을 맡아서 부르고 있는데요. 내용은 파우스트가 죽은 뒤 환생?한 마리아누스? 박사를 파우스트로부터 영혼을 산 멥피스토가 데려가려고 하지만 천사와 죄사함을 받은 여인이 마리아에게 청해서 구원해준다는 거라고 하는데요. 텍스트를 읽어봐서는 그렇다는 걸 알아볼 수는 없었슴다. 제 영어가 짧아서겠죠? 언뜻 보아서는 성서에서 인용된 부분도 많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음악적으로는 2부는 다시 느린 악장과 스케르초 피날레의 세 토막으로 나눌 수 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고전적인 교향곡의 양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분들도 계시고 흐름이 좀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명확히 구분이 가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스토리를 아다지오-스케르초-피날레로 만든다는 건 좀 그렇겠죠. 2부의 초반은 뭔가 황량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 같은 꽤 긴 관현악으로 시작해서 각 성부를 맡은 솔로와 합창이 이어지고 장대한 합창 후에 금관이 중심이 되어 화려하고 성대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누구나 감동받을 수 있겠죠. (교향곡 8번 음반 이야기) 전집을 녹음하시는 분들도 이 곡의 녹음은 좀 미루고 보자는 분위기인 것 같슴다. 아직 불레즈나 샤이 같은 지휘자는 8번을 내 놓지 않고 있구요 아바도도 5번을 100번이상 연주하고 나서야 파우스트 시리즈 기획의 일환으로 이 곡을 연주했고 번스타인도 2번째 전집에서 이 곡만을 남기지 않아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실황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일단 많은 분들이 꼽는 음반은 솔티와 텐슈테트이고 번스타인, 아바도, 시노폴리, 데이비스, 길렌 등의 음반이 거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는 놈은 솔티하고 시노폴리구요 번스타인하고 아바도도 들어는 봤슴다. 솔티는 평소 생각하던 대로 탄력있는 연주를 하고 있구요 드림팀에 가까운 독창진이 2부에서 활약하고 있고 화려한 시카고의 금관이 2부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시노폴리는 조수미씨가 소프라도 3의 역할을 하고 있는 데요 1시간 기다렸다가 2줄 부르고 끝나는 역할이라 좀 아쉽고 조수미씨의 목소리는 왠지 소프라노 1이나 2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녹음은 약간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도드라진 목관의 트릴이 듣는 즐거움을 주더군요. 2부의 피날레는 솔티에 길들여져 있어서인지 좀 아쉬웠구요. 아바도는 1부에서 상당히 여유있는 템포를 잡고 있어 약간은 맥이 빠질 수도 있지만 1부의 마지막 부분은 장대하다는 느낌을 제대로 전해줍니다. 문제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제대로 안 잡혀 있어서 1부 시작을 제외하면 거의 들릴락 말락 하다는 건데요. 아바도 또한 거의 드림팀을 구성해서 2부의 솔로가 좋은 것 같고 특히 마리아누스 박사를 맡은 터펠이 맘에 듭니다. 말러가 이 곡을 우주가 진동하는 소리를 연상하라고 했다는 것 같은 데 그런 느낌이라면 번스타인의 2부 피날레가 아닐까 싶네요. 다음에는 제목이 있어서인지 동양적이어서인지 인기는 있는 곡인데 저는 썩 좋아하지 않는 대지의 노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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