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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dicted to Mahler

말러 교향곡 1번 발터 nbc심포니

작성자김종일|작성시간02.10.09|조회수271 목록 댓글 0
NBC 심포니, 실황 1939, 4월 8일 브루노 발터 지휘

1악장 12:01 (1악장 13:34)
2악장 6:11 (2악장 6:22)
3악장 11:21 (3악장 10:38)
4악장 17:55 (4악장 17:34)

연주시간을 보면 3악장을 빼고는 평균적인 연주시간보다 무척 빠르다.
특히나 2악장은 이이상 빠르게 연주한 음반을 들어보지 못했다.
반면 3악장은 이보다 느리게 연주한 음반을 들어보지 못했다.
옆에 가로친 연주시간은 미트로풀로스 미니애폴리스 40년 녹음이다.
둘의 연주를 비교해보면 2악장과 4악장이 비슷한 시간대를 보인다. 요즘의 연주에 비하면 빠른편이다.

1939년은 발터에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의 시작이었다. 많은 유태인들이 그랫듯이 발터도 모든걸 다 빼았기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서 처음 맡이하는 봄에 발터는 1번을 선택했다.
말러의 교향곡들은 모두 개인적이지만, 1번은 가장 개인적이다. 발터는 그래서 1번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연주를 듣다보면 가끔씩 연주자의 지나친 감정이입이 드러나는걸 느낄수있다. 발터의 이 연주도 그 당시의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연주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 긴장감은 투쟁을 넘어선 절규다. 그리고 발터는 운좋게도 NBC심포니의 연주력때문에 자신이 나타내고 싶어하는것을 모두 보여준다. 잘 다듬어 지지 않은 원석이지만 그 자체만의 아름다움이 있는 연주같다.

1악장부터 발터의 템포는 처지는 부분이 전혀없다. 조금은 느리게 서정성을 살려야 하는 부분에서도 빠르게 다음 음표로 넘어간다.
1악장이 가지고 있는 매력중 하나인 음울한 정적감이 금방 해소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노래부르는 코다에서는 한껏 터트린다.
1악장이 끝나고 몇몇 청중들이 박수를 친다. 발터는 개의치 않고 가장 빠른 2악장을 시작한다.
가끔씩은 현과 관의 앙상블이 흐트러진다는 생각이 들지만, 발터는 직접 노래하고 있다. 하나하나 그가 만들어내고 있다. 2악장에 이만큼의 격정을 담는 연주는 발터의 다음 1번녹음(뉴욕필) 빼고는 못 들어봤다.
점점 빨라지는 텀포 특히나 피지카토는 격정적이기까지하다. 중간의 느린 트리오도 빠르다.
발터가 녹음한 5번의 4악장을 생각하면 딱 좋다. 얼마나 빠르나면 실제 연주시간은 5분 50초대에 끝낸다. 음반에 나오는 연주시간은 다음 3악장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시간을 포함한것이다.
서정성과 우아함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발터는 3악장에서 이 못다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3악장 팀파니와 첼로의 독주가 나온후 지금까지 들오본 가장 멋진 주제선율이 나온다.
한껏 부풀린 서정성과 아늑함이 서서히 침묵속으로 빠져든다. 오보에와 트럼펫의 가장 이상적인 앙상블이 나타나고, 플룻을 비롯한 목관 악기와 현이 꿈속을 열어간다.
이 연주에서 유일하게 일정한 루바토를 만나는 악장이다. 그냥 점점 느려지다 다시 원템포로 돌아온것 같다. 마지막 2번의 피지카토후에 드디어 지옥문이 열린다.

후에 녹음된 발터 콜럼비아심포니의 1번을 듣고 실망한 사람들이 이 연주를 듣는다면 이렇게 말할것이다. "이건 발터가 아니야!"
특히나 템포의 완급조절은 폭풍속의 고요함과 분노에 가득찬 격정이 극적으로 교차한다.
그러면서 느린 부분에서는 서정성을 최대한 살리는데 이것은 울분이 가라앉은 체념으로 말러가 표현하고 싶었던게 이런게 아닌가 싶다.
첫번째 승리의 주제를 들어가는 도입부에서 오케스트라의 투티와 함께 발터의 목소리가 뚜렷히 들린다.
이미 발터는 1번 교향곡 그 자체가 되어버린것이다. 발터는 달려간다. 이런 발터의 텀포를 쫒아가는 NBC심포니는 역시 대단하다. 갑자기 토스카니니가 고마워졌다.
원래는 덧없이 끝나는 첫번째 등장이지만 발터는 여기서도 격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냥 이대로 피날레로 돌입할수 있어보인다.
다시 서정적인 주제와 함께 1악장의 서주가 다시 나온다. 발터는 이미 피날레를 염두해 두고 있다. 승리의 나팔이 울릴때까지 발터는 다시 달려간다. 하지만 그뒤로는 결코 달리지 않는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얼굴이 씨뻘게 지도록 모든 소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리고는 거인처럼 한발자국씩 걷는다. 그 걸음속에 담을수 있는 모든 힘이 찾을때 발터는 걸음을 떼고 홀연 사라진다. 그 힘은 청중들에게 그리고 나의 가슴속에......


이상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이었습니다. 의견 있으신분 답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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