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Mahler, Shostakovich
브루크너 교향곡 3번(1889년 버전)a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b
쇼스타코비치 유대 민중시c
c마리아 크로넨 sop c아넬리스 부르마이스터 alt c페터 슈라이어 ten b헤르만 프라이 bar c
a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b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c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쿠르트 잔데를링
Berlin Classics 0184152BC (107′․ADD)
지휘자의 장점과 단점을 온전히 보여주는 기념 음반
쿠르트 잔데를링 탄생 95주년을 기념해 발매된 이 세트는 두 장의 CD에 세 곡을 수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브루크너와 말러 녹음은 베를린 클래식스의 자매 레이블격인 에델 클래식스의 열여섯 장짜리 박스 세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이렇다 할 큰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 녹음은 에델 박스에 수록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도 이전 박스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세 번째 곡 '나는 타는 듯한 단검으로'가 누락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네 곡 모두 온전히 수록되어 있어 반가움을 더해준다.
브루크너 〈교향곡 3번〉에서 잔데를링은 요즘이라면 시도 자체를 꺼릴 만큼 무자비한 맹공을 펼친다. 금관(특히 트럼펫)을 전면에 내세운 포르티시모의 대향연이라 할 수 있다. 팀파니 역시 대단히 파괴적인 연주를 들려준다(3악장의 스케르초 섹션을 들어보라). 그럼에도 연주의 전체적인 밸런스는 좋은 편이다. 녹음 덕도 어느 정도는 있으나, 압도적인 금관과 팀파니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필사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현악기군의 분투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다만 그 대가로 유려함은 어느 정도 희생되고 있으며, 3악장의 트리오를 위시해 여러 대목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4악장에서는 지휘자가 극도로 포화된 텍스처를 다루기 버거워하는 듯 긴장감이 떨어지는 대목도 더러 있으며, 이 점을 무마하기 위해 금관을 지나치게 다그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아울러 격렬한 총주 사이에서 안식처를 제공해야 할 폴카 선율조차도 여기서는 너무 장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큰 스케일의 호방한 브루크너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이상의 지적이 별 의미가 없겠으나, 더 유려하고 섬세한 해석(예를 들어 반트)을 원할 사람도 없지는 않을 듯하다.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관현악(특히 하프)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가깝게 설정되어 있으며 텍스터도 상당히 두터운 편이나 연주 자체는 좋은 편이다. 헤르만 프라이의 가창은 경우에 따라 (특히 두 번째 곡 '아침의 들을 걸으면'에서) 특정 어휘를 강하게 소리 내느라 표현이 필요 이상으로 무거워지는 경우가 있어 최상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감정 표현은 충실하다. 〈유대 민중시〉는 곡 자체가 대체로 음울한 편이기는 하나, 예를 들어 일곱 번째 곡 '가난'에서처럼 경쾌해야 할 악상도 어두운 분위기를 띠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주로 관현악에 해당하는 문제이며 성악진은 모두 훌륭하다. 특히 마지막 곡 '행복'에서 아넬리스 부르마이스터가 들려주는 거만하고 허영심 어린 표현은 압권이다.
복각 수준은 매우 탁월하며, 모든 성부를 이례적일 만큼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다. 다만 브루크너의 경우는 풍부한 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성당(라이프치히의 구세주 성당)에서 녹음되었음에도 음색은 좀 건조한 편이다(특히 바이올린 파트가 그렇다). 그리고 지휘자에 초점을 맞춘 음반이라고는 해도, 내지에 다른 연주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은 좀 아쉽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BMWS 애호가들을 위한 종합 세트 같은 음반이지만, 완성도는... 글쎄요;;
저 브루크너 3번... 몇 년 전에는 참 좋게 들었던 연주인데,
다시 리뷰하게 돼서 들어보니까 좀 아니다 싶은 부분도 있더군요.
제 귀가 간사한 건지 뭔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