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J. Brahms
Symphony No.2 Op.73
Symphony No.4 Op.98
Riccardo Chailly
Gewandhausorchester Leipz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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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샤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브람스 교향곡은 구 녹음인 로열콘세르트허바우에 비해 두텁고 무게감 있는 음색을 지녔지만 날렵하고 생기가 넘친다. 그들의 베토벤이 그렇듯 브람스는 샤이 특유의 이탈리안 감성과 게반트하우스의 독일적 음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놀라운 추진력과 유려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샤이와 게반트하우스는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다. 다만, 극적이고 영적인 감성은 한계를 보인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들의 해석, 연주는 흠 잡을 수 없는 논리의 단단함이 있다. 그것이 이들만의 매력이자 강점이다. RCO의 연주 역시 무척 훌륭하지만 브람스는 기름기를 쏙 뺀 담백함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브람스를 고음악 앙상블로 잘 연주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브람스 교향곡 2번>은 4곡의 교향곡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웬만해선 만족하기 어렵지만 샤이는 정곡을 찌르는 해석의 모범답안을 보여준다. 다만, 앞서 말했듯, 가슴이 뜨겁게 타오르는 기막힌 한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들보다 세부를 섬세하게 투영하는 연주도 흔치 않지만 4악장 피날레조차 욕망을 극도로 자제하는 이성적이고 수학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점은 무척 아쉽다. 코다의 폭발적인 환희감은 모든 작품을 압도할만큼 거대하지만 샤이의 접근법은 지나치게 계산적이다. 때론 감정에 충실한 결정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은 적확하게 들어맞는 결과를 보여준다. 교향곡 2번이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한 반면, 교향곡 4번은 그 반대 관점에 방점을 두는 곡이다. 그들의 유려함은 1악장부터 정점을 찍는다. 쾌속의 템포, 명징한 음향, 그리고 세련된 감성과 정확하고 소름 돋는 파괴력은 무척 만족스럽다. 철저히 계산된 듯한 흐름은 오히려 단정하고 정형화된 아름다움으로 승화된다. 새삼 게반트하우스의 기능성은 매우 놀랍다. 악보만 들이대면 최상의 연주를 뽑아내는 기계같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이전 음악감독 쿠르트 마주어보다 샤이가 훨씬 적합한 지휘자가 아닌가 싶다. 이젠 옛 동독 시절의 음색은 많이 퇴색됐지만 그들의 소릿결엔 여전히 진한 독일적 감성이 남아있어 오늘날 베토벤이나 브람스에서 독보적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강렬한 코다가 뜨겁게 마무리 되면 여운처럼 교향곡 4번의 따로 녹음된 엔딩과 오프닝이 쿠키영상처럼 짧게 녹음돼 있어 흥미로운 비교 감상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