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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 2015)

작성자Dorian|작성시간15.12.28|조회수593 목록 댓글 10




보다시피 위 사진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6에, 그리고 아래 사진은 이번 에피소드 7에 해당한다.

스타워즈의 각 에피소드가 시대에 따라 얼마나 같고 다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왜 에피7 사진을 위에 올리지 않았는가? 

이 영화는 독립적이라기보다는 기존 에피소드(특히 4~6)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게 옳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에피소드를 하나도 보지 않았다 해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 에피소드들과 '오버랩'해서 보는 것만큼은 못할 것이다. 이 '추억보정'의 효과는 실로 압도적인 것이다.


참고로 말해두자면, 나는 스타워즈 마니아가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내 친구 몇몇이 뜬금없이 내뱉곤 했던 'May the Force be with you'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를 치거나 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이 유명한 글귀가 스크린에 떠오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은 이 '추억보정'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말해준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나는 글자 올라가는 각도가 왜 이리 완만해? 근데 글자가 전에도 노란색이었던가? 하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쨌건 '스타워즈'는 분명 우리 세대를(그리고 어쩌면 다른 세대도) 형성한 문화 코드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따라서 아래와는 달리 나름대로 제대로 리뷰함으로써 이 영화, 아니 '스타워즈'에 대한 예의를 다하고자 한다.


1. 스토리라인

확실히 말해두자. 진부하다. 대단히 진부하다. 

일단 주된 줄거리는 에피소드 4의 도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데스 스타 파괴 스토리가 스타 킬러 파괴 스토리로 바뀐 것, 그리고 

예외가 있다면 에피소드 6의 도식을 거의 그대로 뒤집어놓은 한 솔로-카일로 렌의 대면 장면 정도일 것인데,

이것도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낙제점에 가깝기는 마찬가지다. 

그다지 임팩트 있지도 않고... 카일로 렌 때문이지 한 솔로 때문은 아니지만.

(그런가 하면 저항군 기지 장면은 에피소드 5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추억보정의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으리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진부하지만 재미있다'는, 다소 모순된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


2. 캐릭터 

한 솔로의, 한 솔로에 의한, 한 솔로를 위한 에피소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해리슨 포드의 존재감 아니 '포스'는 실로 압도적이다.

레아 공주를 맡은 캐리 피셔 역시 새삼 감회에 젖게 하긴 했지만 (뭐 곱게 늙기도 했고)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루크 스카이워커 역의 마크 해밀은... 에피소드 8에서나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존 보예가(핀 역)이나 데이지 리들리(레이 역), 오스카 아이작(포 다메론 역) 등은 나름 열심히 연기하긴 했지만

포스(여기서만큼은 이 단어를 써야 한다!)라는 면에서 대단치는 않았던 것 같다.

핀이 뜬금없이 레이의 '눈빛' 운운하는 장면도 우스웠고.

허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애덤 드라이버의 카일로 렌.

투구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 목소리가 너무 딴판인 건 그렇다 치고(투구만 쓰면 개나소나 다스 베이더가 되나) 

아직 너무 약하다. 연기력도 그렇고 설정상 퍼스트 오더, 즉 제국군 잔당의 최고 중역 중 하나인데(적어도 장성급) 

그에 걸맞는 포스가 없다. (존재감, 인상, 박력... 이 모든 단어는 포스로 통한다.)

물론 '성장하는 악역'의 모습을 그리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은 이해할 수 있다.

기술력은 은하계 전체를 지배하던 황제 시절보다 더 발달했으면서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포스는 기술이 미치는 영역이 아니다! 포스를 느껴라! 포스는 네 주변 어디에나 있다! 포스가 함께하길!)


3. 디자인 

이게 스타워즈가 아니었다면 굳이 언급할 것도 없는 요소.

새삼스런 얘기지만 스타워즈 최초 에피소드들의 디자인이 얼마나 잘 설정되었는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스타워즈 오리지널 에피소드(특히4)의 안습한 스티로폼 쪼가리들보다 지금의 CG가 훨씬 나은 건 사실이다.

우주항모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위용만 봐도 그렇고.

새로운 요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추억보정의 효과를 의식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카일로 렌의 투구 있잖아. 안돼, 그걸론 약해. 얜 뭐든지 약하대... 혹시 약먹었니? 응 근데 너무 약하던데.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BB-8은 꽤 귀엽게 잘 만든 것 같다. 

그런데 스타 킬러...는 데스 스타의 확장판이라면서 이름은 더 포스가 약해졌다.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훨씬 멋지긴 한데 그건 이미 써먹었으니 안 되고.

스타 터미네이터는 어때? 전직 주지사가 앞 문장을 싫어합니다.


4. 음악

스타워즈의 모든 에피소드를 관류하는 거의 유일한 요소인 존 윌리엄스의 음악은 여기서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자랑했다.

(하여튼 여기서는 포스라는 한마디면 다 정리가 된다. 아 편해라)

첫머리 장면의 메인 테마는 내가 듣기에는 무척 적당했다. 너무 적당한 게 아니었냐고 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내가 불만스러웠던 것은 금관보다도 오히려 현을 좀 더 부각했더라면 하는 것과 세부를 더 잘 다듬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두다멜이 그렇게 해줄 리가 없지. 

마지막 음악은 엔딩 크레딧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늘린 듯한 기분이어서 좀.


5. 결론

보르헤스는 예전에 어느 글에서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보다 세련되지만 힘이 없다'고 평했다.

내가 보기에는 스타워즈 에피소드들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즉 차기작들은 전작보다 세련되지만 힘이 없다.

후속작들을 탓하려는 게 아니라 문학이건 음악이건 대다수 예술장르가 그런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진부하고 한편으로는 힘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에피소드 8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어떤 포스를 풍길지 벌써부터 무척 궁금해진다(2017년 개봉 예정).


참,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외계인 고물상 역은 사이먼 페그가 연기한 것이라고 한다. 몰랐던 분이 많을 듯.


아래는 보너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mR5LoyZ4jw 


카일로 렌, 이거 보고 연습 좀 더해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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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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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템페스트 | 작성시간 15.12.28 이미 본 거지만 누군가 본다면 다시 한 번 같이 볼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 보자는 사람이 없네요. ㅎ
  • 답댓글 작성자Doria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28 저 역시 그렇습니다^^;
  • 작성자pure | 작성시간 15.12.29 재미있는 리뷰 웃으면서 잘 읽었어요^^ 이번 스타워즈는 예전 인물들이 나와서 새로운 신참들에게 인수인계 해주고 가는 분위기라서 스토리 전개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새로운 내용은 에피소드 8에서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 작성자Poincare | 작성시간 15.12.29 Time Magazine wrote of the film, "The director JJ Abrams is anxious to make the audience happy but not surprised." The critic was satisfied with the first 40 min. but thought there's nothing original or surprising in the remainder. I totally agree. Last night I watched the original Star Wars (1977) on DVD and it was as exciting and thrilling as I recall seeing the movie when it came out. There simply is NO comparison between the two movies.
  • 답댓글 작성자Poincare | 작성시간 15.12.29 That being said, cinematically 'The Empire Strikes Back' (1980) is probably the greatest Star Wars film to date. John Williams' music score also reached the peak in the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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