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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묘한 세상

작성자김수길|작성시간26.06.17|조회수22 목록 댓글 0

경주의 왕릉을 발굴하니

유리그릇과 유럽에서 사용하던 장신구가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온통 화제가 된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온 유리구슬 하나에도 감탄한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묘한 일이다.

 

저녁에 재활용을 하러 나가면

마대자루마다 병이 수북하다.

참기름병, 들기름병, 양주병, 꽃병까지 온갖 유리병들이 넘쳐난다.

과거 왕릉에서 나온 유리구슬 하나에 감탄하지만,

오늘 우리는 그보다 훨씬 많은 유리를

일상에서 사용하고 버리며 살아간다.

부처님이 발을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는 말이 불경속에 전해진다.

그러나 오늘날은 누구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시대가 변하면 놀라움도 변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글을 적고 공유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과거가 된다.

내가 적는 것은 오늘까지 보고 들은 환경을 정리한 기록일 뿐이다.

내일의 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예전에 백담사를 찾은 적이 있다.

그곳에서 특별한 가르침을 배웠다기보다

가는 길 자체가 하나의 공부였다.

계곡을 따라 걷고,

여러 다리를 건너고, 수많은 물길을 지나서야 백담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해 선생의 흔적도 보고,

과거 대통령이 머물렀던 자리도 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백 개의 담수호 중 첫 번째 물을 담은 것과 다르지 않다.

갈 길은 아직 멀다.

 

하나를 알았다고 모든 것을 안 것이 아니다.

오늘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고,

그 사람이 새로운 길을 발견하여

다음 세대에 전한다면 나는 또 다른 후배들의 동행자가 된다.

그렇게 한 사람의 연구가

또 다른 연구로 이어질 때

백 개의 담수호가 하나씩 채워진다.

 

백 개의 담수호가 모두 채워지는 순간,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을 담수호라 부르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흐르는 계곡물처럼 받아들인다.

문명도 그렇다.

과거는 오늘에 오기 위한 과정이었다.

오늘 우리가 보고 듣고 누리는 환경은

사실 미래의 후손들이 살아갈 환경의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조상들의 유산을 자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오늘 우리의 삶은 과연 존경받을 만한가.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자랑스럽기를 바란다면,

후손들 역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신라 시대에 무엇이 있었기에 저 먼 서역의 사람들이 이 땅을 찾아왔을까.

그것을 연구하고 밝히는 일은

후손들의 몫이다.

 

오늘날에는 한류가 일어나고,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배우며 대한민국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물질과 기술만으로 충분한가.

사람을 사람답게 성장시키는

인성 교육과 삶의 철학은 준비되어 있는가.

만약 준비된 내용 없이 겉모습만 화려하게 갖춘다면,

아름다운 한옥을 지어 놓고도

그 안에서 살아갈 정신이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을 잘 만들어 놓고도 세계에 나눌 가치와 교육이 없다면,

우리는 단지 물질을 소비하는 사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함께 연구해야 한다.

과거를 자랑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내일의 문화가 되고,

후손들이 살아갈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같이 연구해 보아야 한다.

2026616사회 연구원 김수길

 

우리문화유산이 자랑스러우려면

우리민족이  

존경받는 삶을 먼저 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법강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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