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켠에서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나누신다.
“무엇을 먹어도 맛이 없어.”
“그러게, 뭘 먹어야 입맛이 돌까?”
한 분이 웃으며 말씀하신다.
“님을 만나면 무엇을 먹어도 맛이 있어.
보리개떡을 먹어도 맛있고,
감자에 소금을 찍어 먹어도 맛있어.”
다른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신다.
“나는 님이 없어요. 남편도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 나이에 무슨 님이 있겠어요.”
우리는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님이란 누구인가.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난다.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는다.
목사님도 있고,
스님도 있고, 선생님도 있고, 교수님도 있다.
나를 바르게 이끌어 주고 성장하게 해 주는 사람,
내가 존중하며 배우는 사람,
그분이 바로 나의 님이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이 왜 맛있는가.
재료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정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는다.
음식 속에 담긴 정성과 사랑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무엇을 해주어도 불평을 하고,
맛이 없다고 하고, 티를 걸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점점 힘이 빠진다.
음식은 손으로 만들지만, 그 손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
기쁜 마음으로 만든 음식과 짜증으로 만든 음식은 같은 재료를 써도 다르다.
사람은
그것을 말로 설명하지 못해도 느낀다.
그래서 어머니가 입맛을 잃으면 자녀가 먼저 안다.
음식 속에 담긴 기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비싼 선물 때문만은 아니다.
“어머니, 잘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먹고 오늘 힘이 났습니다.”
“어머니 덕분에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한마디에 다시 기운을 얻는다.
사람은 인정과 감사 속에서 살아간다.
반대로 불평과 짜증 속에서는 힘을 잃는다.
자식을 위해 음식을 하면서도 먼저 서운함과 원망이 앞서면,
그 마음은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먹지 않은 음식은 내가 먹게 되고,
쌓인 짜증은 내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쌓여 내일의 환경이 된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반드시 님이 있어야 한다.
나를 가르쳐 줄 스승님이 계시는가.
내가 존중하며 배울 사람이 있는가.
배움이 멈추면 성장도 멈춘다.
누구에게 배우지 않는 사람은 결국 누구의 님도 될 수 없다.
사람은 평생 배우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배운 만큼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기운을 전해 주어야 한다.
입맛이 없는 세상이 되어 가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사가 부족하고 존중이 부족하며,
서로를 님으로 대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제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묻기 전에,
누구를 존중하며 배우고 있는지를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그 물음 속에 잃어버린 입맛의 답도, 삶의 기운을 되찾는 답도 들어 있을 것이다.
같이 연구해 보아야 한다.
2026년 6월 18일사회 연구원 김수길
서방님이고,
부모님이고.
선생님이다.
나는 누구의 님으로 살고있는가?
외로움은 한번도 님으로 산 적이 없기 때문에
돌아오는 기운이다.
정법강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