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송춘길
어머니는 평생 칼 쓰는 일로 세상을 살았다. 특히 생선 포 뜨는 작업에는 킬러다. 그래서 몸 이곳저곳 상처가 많다. 왼손 가운데 손가락은 인대가 끊어져 호미처럼 굽었다. 한창 때는 하루에 몇 상자씩 해치우기도 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어머니 몸에는 문신이 여럿 있다. 비밀스러운 곳에도 있다. 어머니가 한여름 발가벗고 목욕할 때, 보름달빛에 나는 그 문신을 선명하게 자주 봤다. 쌍룡이 어머니 등어리에서 승천하거나, 잉어가 어머니 팔뚝에서 펄떡거리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며칠 전 궁금하여 어머니께 물었다. 그런 문신 언제 왜 몸에 새긴 것이냐고? 아버지랑 사랑의 언약 그 증표로 남긴 것이냐고? 아니면 어느 조직에 몸담았던 멍에냐고 추궁했다. 이제 전동침대에 반송장처럼 누워 지내는 신세 되었으니 솔직히 고백하라고 취조하였다.
어머니 몸 문신은 나였다. 내가 쌍룡이거나 잉어였다. 내가 커가면서 그 문신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그 흔적은 남아 있다. 완전히 지워지고 사라질 때까지 같이 살기로 했다. 절대 요양원에는 보내지 않기로 했다.
어머니 몸에 남은 문신은 이제 딱 두 개 뿐이다. 하나는 눈썹에 새긴 문신이고, 하나는 손목에 박힌 점 네 개짜리 문신이다. 젊었을 때 예쁘게 보이라고 그린 눈썹 문신, 질긴 목숨 붙잡아 매라고 꿰뚫은 칠성 문신, 내가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어머니 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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