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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생각하기

Re:네 부자와 사부자

작성자아담2|작성시간04.11.17|조회수972 목록 댓글 1
바다님의 예리하고 난삽, 난해한 질문은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은 드리지 못하겠고
제 나름의 관점에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째, 단어 자격 문제.
표준국어대사전 및 기타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삼부자'는 삭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일부 사전에는 '사부자'도 올라 있음)
왜냐하면, 이는 한 단어로 녹아붙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죠.
만일, '삼부자'가 한 단어라면, '오부자/칠부자'는 물론, '삼형제/오형제' 등도
사전에 단어로서 올라야 하건만 그 어느 사전에도 이 말들이 올라 있지 않습니다.
이는 '부자, 형제' 등을 단순히 수량적으로 헤아린 것에 불과함을 뜻합니다.

둘째, '사부자'인가 '네 부자'인가의 문제.
둘 다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전자가 후자보다는 더 익숙하게 여겨집니다. 이는 다분히 화용론적 문제여서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자매'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삼자매/사자매'
보다 '세 자매/네 자매'가 훨씬 자연스러운 것도 순전히 언어적 관습의 문제로 보입니다.
'모녀'도 '자매'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자매/모녀'를 고유어 수사와만 결합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합니다.

셋째, '네 부자'의 중의성 문제.
'네 부자'가 '세 아들과 아버지'의 뜻 외에 '네 쌍의 부자'를 뜻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의성 때문에 '네 부자'는 '사부자'의 뜻으로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말에는 언제든 문맥에 따라 중의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넷째, '삼부자'의 띄어쓰기 문제.
우리말 의존명사 가운데에는 '개/마리/켤레/장'과 같은 단위성 의존명사가 있는데,
'사람/병/사발/상'과 같이 자립명사로 쓰이면서 단위로 쓰이는 예외적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는 대체로 '한/두/세/네/다섯'과 같은 고유어 수사와 결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흐름으로 보면 '부자/형제'도 자립명사이므로 고유어 수사와 결합해야
마땅하나 실제로는 한자어 수사와 결합하는 특이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삼부자/오부자'를 한 단어처럼 붙여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엄밀히 말하면 맨 앞에서 얘기한 대로 이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삼 부자/사 부자'와 같이 띄어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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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다 | 작성시간 04.11.18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군요. 아담님, 우문에 이런 친절을 베풀어 주시니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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