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가장 많이 하는 게 무언지 아세요? 날궂이랍니다. 오죽 많이 하면‘비오는 날 날궂이’라는 말이 생겨났겠습니까. 그런데 날궂이가 도대체 뭐지요? 하도 흔히 쓰는 말이라서 뜻도 모르며 날궂이, 날궂이 했는데, 막상 어떻게 하는 것이 날궂이인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사전에 날궂이라는 단어가 없는 겁니다. 소리 나는 대로 날구지인가, 하고 다시 ‘날구지’를 찾아봤더니 그것도 없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남의 것 베끼고, 그 베낀 걸 또 베끼는 게 우리나라 국어사전이라고 해도 날궂이란 단어가 없다니. 수십년, 아니 100여 년간 만들어져 온 사전에 날궂이란 단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기록에서 빠졌으니 방언이나 속어도 못되고, 족보도 없는, 단어 구실을 못하는 단어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날궂이’를 검색하니까 숱하게 쏟아져 나오더군요. ‘날구지’로 찾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엔 국립국어연구원 판 표준대사전에 ‘비 오는 날 날궂이’이란 관용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라는 표제어를 뒤져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래 예문들만 보일 뿐, ‘비 오는 날 날궂이’는 없었습니다.
비 오는 날 나막신
비 오는 날 낚시질하기
비 오는 날 삽살개 헤매듯
비 오는 날 수탉 같다
비 오는 날 소꼬리 같다
비 오는 날 장독 덮었다 (한다)
비 오는 날 장독
제가 충청도에서 근 30년을 살고, 다시 서울에서 10여년을 살았는데, 두 지역 모두 ‘비 오는 날 날궂이’라는 말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저보다 훨씬 오래 서울에서 살았던 사람한테 물었더니 오히려‘그런 단어가 사전에 없을리야...’라고 반문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만약 그 단어를 쓴다면 ‘날궂이’라고 해야 하는지 ‘날구지’라고 해야 하는지? 제 생각에는 ‘날궂이’가 옳을 것 같습니다. ‘날 + 궂이’의 조합이며, ‘궂이’는 ‘궂다(비나 눈이 내려 날씨가 나쁘다)’에서 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날궂이의 뜻은, 인터넷 글뭉치들을 통해 유추해 본 결과, ‘날씨가 궂을 때 하는 행위’정도로 풀이되며, 옛날 사람들은 날궂이 행위로서 ‘놀이’나 ‘음식 만들어 먹기’ 등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날궂이’의 어원을 고찰할 만한 예문 몇 개를 인터넷에서 찾아 소개합니다.
1. 고추장떡은 충청도 지방에서 비 오는 말에 한가롭게 부쳐 먹던 토속 부침개로서 날궂이떡이라고도 한다.
2.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돋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들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장마, 신경림)
3. 밀가루떡에 고추장과 양념간장을 바르고 풋고추와 배추김치를 얹어 부친 고추장떡은 일명 '날궂이떡'이라고도 부른다. 비가오는 날 농가에서 한가하게 부쳐먹던 음식이라는 뜻으로 매콤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4. 비가 적당히 내리면 어른들은 삼삼오오 마실 다니며 날궂이를 했다. 추렴한 밀가루를 반죽해 애호박을 채쳐 넣거나 부추를 펴서 기름에 부치는 부침개를 나눠먹었다.
세상에, 아무리 남의 것 베끼고, 그 베낀 걸 또 베끼는 게 우리나라 국어사전이라고 해도 날궂이란 단어가 없다니. 수십년, 아니 100여 년간 만들어져 온 사전에 날궂이란 단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기록에서 빠졌으니 방언이나 속어도 못되고, 족보도 없는, 단어 구실을 못하는 단어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날궂이’를 검색하니까 숱하게 쏟아져 나오더군요. ‘날구지’로 찾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엔 국립국어연구원 판 표준대사전에 ‘비 오는 날 날궂이’이란 관용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라는 표제어를 뒤져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래 예문들만 보일 뿐, ‘비 오는 날 날궂이’는 없었습니다.
비 오는 날 나막신
비 오는 날 낚시질하기
비 오는 날 삽살개 헤매듯
비 오는 날 수탉 같다
비 오는 날 소꼬리 같다
비 오는 날 장독 덮었다 (한다)
비 오는 날 장독
제가 충청도에서 근 30년을 살고, 다시 서울에서 10여년을 살았는데, 두 지역 모두 ‘비 오는 날 날궂이’라는 말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저보다 훨씬 오래 서울에서 살았던 사람한테 물었더니 오히려‘그런 단어가 사전에 없을리야...’라고 반문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만약 그 단어를 쓴다면 ‘날궂이’라고 해야 하는지 ‘날구지’라고 해야 하는지? 제 생각에는 ‘날궂이’가 옳을 것 같습니다. ‘날 + 궂이’의 조합이며, ‘궂이’는 ‘궂다(비나 눈이 내려 날씨가 나쁘다)’에서 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날궂이의 뜻은, 인터넷 글뭉치들을 통해 유추해 본 결과, ‘날씨가 궂을 때 하는 행위’정도로 풀이되며, 옛날 사람들은 날궂이 행위로서 ‘놀이’나 ‘음식 만들어 먹기’ 등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날궂이’의 어원을 고찰할 만한 예문 몇 개를 인터넷에서 찾아 소개합니다.
1. 고추장떡은 충청도 지방에서 비 오는 말에 한가롭게 부쳐 먹던 토속 부침개로서 날궂이떡이라고도 한다.
2.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돋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들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장마, 신경림)
3. 밀가루떡에 고추장과 양념간장을 바르고 풋고추와 배추김치를 얹어 부친 고추장떡은 일명 '날궂이떡'이라고도 부른다. 비가오는 날 농가에서 한가하게 부쳐먹던 음식이라는 뜻으로 매콤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4. 비가 적당히 내리면 어른들은 삼삼오오 마실 다니며 날궂이를 했다. 추렴한 밀가루를 반죽해 애호박을 채쳐 넣거나 부추를 펴서 기름에 부치는 부침개를 나눠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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