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상모 - 논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상가권리금약탈방지법)의
국회 통과를 환영하며,
모든 임대인에게 상생을 호소합니다.
5월 12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일명 상가권리금약탈방지법)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임차상인의 영업가치가 함부로 약탈할 수 없는, 보호되어야 하는 재산이라는 것이 드디어 법으로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그간 대한민국의 임차상인들의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노동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OECD 평균 두 배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비율과 평균 임대차기간 1.7년이라는 현실은 자영업자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렵게 가게를 꾸리고, 피나는 노력으로 박토를 옥토로 바꾼 임차상인들에게 어김없이 돌아오는 임대인의 “나가라” 한마디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잃고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 임차상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정년퇴직 후 퇴직금과 전재산을 들여 가게를 차렸다가 재건축을 할테니 나가라는 말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상인들, 평생을 식당에서 일하다가 드디어 자기 가게를 차리게 되었더니 갱신 거절로 모든 것을 잃게 된 상인들, 평범하고 개성 없던 거리에서 독특한 문화와 예술과 노력으로 상권을 살려놓고 명소로 만들었지만 건물주가 직접 장사할테니 나가라는 말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상인들, 오랜 불경기에도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고 견디며 가게를 지켜왔지만 상권이 살고 장사가 될만하니 나가라는 말에 망연자실한 상인들. 이들이 맘상모이고, 이들의 친구들이 맘상모였습니다.
아무 말 못하고 쫓겨났던 수십년,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스스로 위안 삼았던 수십년, 법원에 호소해도 임대인에게 호소해도 “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똑같은 말을 들으며 눈물짓던 수십년의 세월에 문제제기를 하고 세상을 바꾸자고 나선 이들 또한 바로 임차상인들, 맘상모였습니다.
가게에서 쫓겨나 삶에서조차 쫓겨나게 된 상인들이 맘상모를 결성하고, 직접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권리를 주장한 지 2년만에, 2013년에 이어 2015년 까지 두 차례의 상가법 개정이라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임차상인의 권리라는 것은 전혀 보장되지 않았고, 상인들은 그저 나가라면 모든 걸 빼앗기고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쫓겨났고, 삶을 파괴당해 왔는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절박한 현실에 놓인 임차상인 당사자들이 직접 권리를 외치고, 또 많은 이들이 함께 해 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맘상모와 함게 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법 개정의 가장 큰 성과는 “임차상인의 영업가치(권리금)가 임차상인의 재산”이라는 사실을 법으로 명시했다는 부분입니다.
더 이상은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임차상인을 내보내고, 권리금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비록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이라는 방식의 한계도 존재하지만, 피해가 극심했던 상황에서 임차상인의 영업가치를 재산권으로 인정했다는 부분은 커다란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2013년 개정안에서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에도 5년간 계약갱신요구권”을 적용할 당시 빠져 있었던 <대항력>을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모든 임대차”에 적용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건물주가 바뀔 때, 기존 임대차 관계가 승계되지 않아 쫓겨나는 피해 또한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독소조항과 적용제외는 개정안의 한계입니다.
임대인의 방해금지의무 예외 사유 중 “임대차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독소조항입니다. 상가권리금은 그 특성상, 월차임보다 많게는 100배 가까이 되기도 합니다. 권리금이 18개월분 월차임보다 현저하게 클 경우, 임대인이 의도적으로 18개월분의 월차임을 포기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합법적 약탈을 시도할 가능성이 너무 큽니다. 서울시내 상가 평균 권리금은 9780만원(2014.2 서울시 실태조사), 평균 월차임 327만원(2014.01.29 서울경제)으로 30배입니다. 맘상모 회원들에게 긴급조사를 실시한 결과 권리금은 월세의 평균 53배였습니다(별첨). 실제 피해가 일어나는 지역의 경우 100배에 달합니다. 제도를 악용하고자 하는 임대인들이 18개월을 가게를 비워두고,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을만한 이유입니다. 악용될 소지가 너무 커서 삭제되거나 더 완화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크게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또한 여전히 법에서 보장하는 갱신기간 5년을 초과할 경우, 임차상인은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장된다고는 하지만 갱신거절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양도양수”라는 방식으로만 남게 됩니다. 물론 “임차상인의 영업가치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보다 더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소수 임대인들이 손해배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약탈적 의도를 가지고 기존 상인을 내쫓는 일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여전히 상인들은 내 점포를 지킬 수 있는 기간이 5년으로 한정되는 5년짜리 비정규직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외국 사례에 비추어 기간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기간 제한이 없는 갱신요구권 도입이 필요합니다. 상생의 고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조항이 빠진 것도 아쉬운 지점입니다. 완전 삭제가 아니라 추후에 법사위에서 국회서민주거복지특위와 연동하여 다시 논의한다고 단서를 달긴 하였지만,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받은 임차인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무조건 소송을 해야만 하고, 소송 자체의 생소함과 어려움도 그러하지만 이에 따른 소송비와 감정평가비용 등이 영세 임차상인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산도 배정이 되고, 지자체에서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조항이 빠진 부분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임대인이 재건축을 하고자 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운 점은 여전히 큰 문제입니다. 2013년 개정 당시 재건축으로 인한 갱신거절 요건을 완화하였던 것은 큰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법에서 임차상인의 영업가치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신규임차인과 임대인간에 계약 체결 시,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재건축 계획을 사전 고지하는 경우에는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정상적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습니다. 보호되어야 하는 영업가치가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하기에, 추후에 빠르게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권리금 적용제외 규정은 상당한 우려를 남깁니다. 전대차와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의 경우 일괄적으로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이 제외된 것은 또 다른 피해사례를 방치할 수 있습니다. 권리금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존재한다면 함부로 빼앗겨서는 안 되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일괄적인 제외가 아닌 추후 실태조사 등을 통해 올바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맘상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겠습니다.
맘상모는 법안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법에서 정한 사유 이외에는 갱신 거절이 안 되도록 기한에 제한 없는 갱신 보장과, 모든 임대차에 대한 월차임상한제한 적용, 재건축, 전대차, 대규모 점포 등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장이 안 되는 경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과의 연계로, 재개발을 이유로 권리금을 잃고 쫓겨나는 일 또한 없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임차상인들의 권리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부정당해왔던 권리들의 정당함과 소중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200년 전 노예라 불리웠던 ‘사람’들, 100여년 전의 여성들, 그리고 현재의 노동자들, 빈민들, 장애인, 이주민, 소수자들, 그리고 임차상인들이 그랬습니다. 존재하는 권리를 널리 알리고, 임차상인들이 주체가 되어 권리를 실현해가는 과정을 600만 자영업자의 힘으로 국민여러분들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맘상모에 더 큰 힘을 실어 주십시오.
맘편히 장사하는 것, 함께 사는 것이 우리의 소박한 요구입니다.
법이 시행 되더라도 여전히 법 밖에 놓인 임차상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법개정 이전에 사건이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분쟁을 겪고 있는 임차상인들, 법의 개정이 늦어지면서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피해상인들, 맘상모는 이들과 함께 “상생”을 외칠 것입니다.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약탈의 현장에서 건물주들에게 상생을 호소할 것입니다.
건물주 여러분, 이제 합법적 약탈이란 없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맘편히 장사하는 것”, 그리고 “임대인 임차인이 빼앗고 뺏기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것”뿐입니다. 함께 살아요!!
-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
(후원 및 회원가입 문의 02-733-8979 /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402-414268 전국상가세입자협회)
[별첨] 상가권리금, 월세의 몇 배인가. => 평균 53배 (맘상모 긴급 자체조사. 전화 및 인터넷 설문 방식. 2015년 4월 28, 29일 양일간) | ||||
서울 강남구 | 화장품 | 4억 | 570만원 | 70배 |
서울 강남구 신사동 | 식당 | 1억5천 | 400만원 | 38배 |
서울 강남구 신사동 | 식당 | 4억 | 800만원 | 50배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 옷가게 | 5000만원 | 110만원 | 45배 |
서울 강남구 역삼동 | 헤어샾 | 6000만 | 150만원 | 40배 |
서울 강동구 | 요식업 | 3억 | 230만원 | 130배 |
서울 강동구 천호동 | 식당 | 7000만 | 340만원 | 21배 |
서울 관악구 봉천동 | 식당 | 8000만 | 380만원 | 21배 |
서울 관악구 신림동 | 한식&주점 | 1억5천 | 350만원 | 43배 |
서울 관악구 조원동 | 옷가게 | 2억 | 400만원 | 50배 |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 의류점 | 1억5천 | 340만원 | 44배 |
서울 도봉구 방학동 | 감자탕 | 8000만 | 450만원 | 18배 |
서울 도봉구 창동 | 호프 | 2억5천 | 450만원 | 56배 |
서울 동작구 상도동 | 식당 | 1억8천 | 350만원 | 51배 |
서울 동작구 사당점 | 고시원 | 2억4천 | 600만원 | 40배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참복집 | 8천 | 300만원 | 27배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돈탄 삼겹살 | 1억2천 | 285만원 | 42배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우유대리점 | 1억 | 233만원 | 43배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돈탄 삼겹살 | 1억 | 205만원 | 49배 |
서울 마포구 연남동 | 미용실 | 3000만원 | 50만원 | 60배 |
서울 명동 | 고시원 | 2억3천 | 630만원 | 37배 |
서울 삼청동 | 한식당 | 8천 | 120만원 | 66배 |
서울 삼청동 | 옷가게 | 2억 | 300만원 | 67배 |
서울 서대문구 신촌 | 식당 | 2억 | 250만원 | 80배 |
서울 서초구 방배동 | 까페 | 3억 | 300만원 | 100배 |
서울 성동구 왕십리 | 식당 | 1억2천 | 230만원 | 52배 |
서울 성북구 | 카페 | 1억 | 200만원 | 50배 |
서울 성북구 | 까페 | 5천 | 80만원 | 63배 |
서울 성북구 | 카페 | 1억2천 | 160만원 | 75배 |
서울 송파구 잠실동 | 오리집 | 1억 | 450만원 | 22배 |
서울 이태원 | 쥬얼리샵 | 3천 | 80만원 | 38배 |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 마트 | 8천 | 150만원 | 53배 |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 이탈리안 레스토랑 | 3억 | 500만원 | 60배 |
서울 종로3가 | 치킨 | 2억5천 | 550만원 | 45배 |
서울 종로구 | 카페 | 8천만원 | 200만원 | 40배 |
서울 종로구 관철동 | 식당 | 2억원 | 220 만원 | 91배 |
서울 종로구 무교동 | 호프 | 3억 | 900만원 | 33배 |
서울 종로구 삼청동 | 가방가게 | 1억5천 | 150만원 | 100배 |
서울 종로구 인사동 | 호프 | 2억5천 | 1000만원 | 25배 |
서울 종로구 창신동 | 설렁탕 | 1억 | 400만원 | 25배 |
서울 중구 명동 | 식당 | 2억원 | 480만원 | 42배 |
서울 홍대앞 | 식당 | 3억5천 | 300만원 | 116배 |
서울 홍대앞 | 식당 | 6000만 | 98만원 | 61배 |
경기 부천 상동 | 호프 | 5천 | 300만원 | 17배 |
경기 부천 소사본동 | 막창집 | 8000만 | 465만원 | 17배 |
경기 부천시 괴안동 | 식당 | 7000만 | 350만원 | 20배 |
경기 분당 서현 | 미용업 | 3억 | 300만원 | 100배 |
경기 분당 서현 | 화장품도소매 | 1억 | 255만원 | 39배 |
경기 안양 평촌 | 참치전문점 | 8천만원 | 250만원 | 32배 |
경기 화성시 진안동 | 식당 | 2억 | 260만원 | 77배 |
인천 | 요식업 | 1억 | 170만원 | 59배 |
광주광역시 광산구 | 의류 | 7천 | 150만원 | 47배 |
광주광역시 광산구 | 식당 | 7500만원 | 160만원 | 47배 |
대구광역시 | 구두가게 | 9천만원 | 220만원 | 41배 |
대구광역시 삼덕동 | 신발가게 | 1억8천 | 550만원 | 33배 |
제주도 | 식당 | 1억5천 | 1년세1000만원 | 181배 |
제주도 | 식당 | 1억2천 | 240만원 | 50배 |
충남 보령 | 핸드폰매장 | 5천만원 | 150만원 | 33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