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집행 위기에 처한 [아랑졸띠] 직접행동!!! 함께해요!!!
일시 : 2015년 8월 28일 금요일 오후 2시
장소 : 서울시 종로구 화동 98 (정독도서관을 바라보고 서서, 좌측 골목 안)
선 언 문
2007년 11월, 아랑졸띠 자리는 비어있었습니다. 이 골목은 지금의 모양새가 아니었습니다. 아랑졸띠는 건물주에게 일종의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 옷가게를 차렸습니다. 이 골목을 지금의 모양새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 골목에 상권을 일으키고, 시멘트 덩어리에 불과한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킨 장본인이 바로 아랑졸띠입니다.
그런데 임대인 김백순이 아랑졸띠가 일군 가치와 권리 전부를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건물 가치 상승, 지대 상승으로 이익을 본 자 김백순이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랑졸띠 정명진의 “권리”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건물주 김백순에 묻습니다.
당신 탐욕의 끝은 어디입니까.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건물 세입자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킨 장본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아두십시오.
“권리금”은 본래 임차상인들의 것이라, 우리가 “권리금 약탈 방지법”을 만들었습니다. 건물주가 권리금을 받고, 건물주가 임차상인의 권리금을 약탈하는 “대명 천지에 날강도”와 같은 사태가 너무 많이 발생하여 우리가 만든 법입니다.
아랑졸띠 임대인 김백순, 당신이 2007년 11월 임차인 정명진에게 “권리금”을 받았지요? 그리고 임차인 정명진의 권리인 양도양수를 방해했지요? 그리고 기어이 임차인 정명진을 맨 몸으로 쫓아내기 위해 명도소송을 단행했지요?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정확히 “권리금 약탈”입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타인의 삶을 빼앗는 일임을 명심하십시오.
삼청동에서 장사하고 있는 임차상인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이 곳 삼청동 골목에서 수 없이 많은 임차상인들이 쫓겨났습니다. 임대인에게 대기업에게 권리금과 삶을 빼앗기고 쫓겨났습니다. 여기 아랑졸띠마저 쫓겨난다면 삼청동 일대에 임차상인이 설 자리는 없어지게 될 겁니다. 아랑졸띠와 같은 쫓겨날 처지의 임차상인들이 바꾼 법 “권리금 약탈 방지법”에 혜택을 보게 될 임차상인들도 계실 겁니다. 생업을 뒤로하고 거리로 나와 기어이 법을 바꾸었지만 “몇 일 차이”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랑졸띠의 절규에 동참해주십시오. 그 길만이 임차상인 여러분들이 계속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집회조차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종로경찰서에 경고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리로 나앉게 생긴 사람과 그와 함께 하고자 모인 사람들입니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모여서 “소근 소근 담소”나 나누고 앉아 있으란 말입니까. “집회불허 통고”를 받았으니 그냥 가만히 있어야하겠습니까. 여러분이라면 그럴 수 있겠습니까. 살겠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몸부림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방해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계속해서 모일 것입니다. 외칠 것입니다.
집회조차 허락되지 않은 장소, 임차상인의 삶을 빼앗으려는 임대인이 사는 장소, 나쁜 임대인과 잘못된 법이 허락한 날짜가 지난 장소, 강제집행 위기에 놓인 장소에 계속해서 모일 것입니다.
우리는 임차상인입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랑졸띠의 권리가 나의 권리라 여기고 함께 하는 사람들입니다. 내 모든 것을 뺏기고 맨몸으로 쫓겨나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모인 사람들입니다. 법 없이도 살아온 사람들이, 평생 법을 믿고 수호해 온 사람들이, 오죽하면 법에 의한 판결문, 강제집행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버렸겠습니까.
나쁜 임대인 김백순과 잘못된 옛날 법에 의한 강제퇴거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고자 죽을 각오로 싸울 것입니다.
임대인 김백순이 사람의 도리를 다할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2015년 8월 28일, 아랑졸띠와 함께하는 사람들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