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의 말을 어기고 뒤돌아보다 바위가 된 며느리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리에는 전월산이라는 산이 있다.
산의 동쪽에서 금강과 미호천이 만난다.
두 천이 만나는 곳에서는 강물이 빙빙 돌며 흐르게 된다고 한다.
달이 뜬 밤에 산에 올라 강을 내려다보면 강물에 비친 달빛이 빙빙 도는 것처럼 보여서 전월산(轉月山)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월산에는 며느리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는데, 바위 위에 다른 바위가 얹혀져 있는 모양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바위 주변, 바위와 바위 사이에 작은 돌멩이들이 켜켜이 쌓여있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지나간 흔적이다.
며느리바위에 얽힌 슬픈 전설이 전월산 인근의 마을에서 주로 전해지고 있다.
옛날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리에 큰 부자가 살았다.
부자는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아들마저 죽게 되어 며느리와 둘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자의 집에 노승이 시주를 하러 오자, 부자는 “줄 것이 없으니 썩 돌아가시오!”하며 무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승은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는 것이니 선심을 베풀어 주시지요.”라며 거듭 부탁하였다.
부자는 끈질긴 노승에게 화를 내며 거름을 퍼다 노승에게 끼얹었다.
이 광경을 보던 며느리는 속으로 애가 탔으나 시아버지의 지독한 성미를 알기에 달리 손을 쓰지 못하고 안타까워하였다.
얼마 후 노승이 다시 부자의 집에 찾아왔다.
마침 부자는 외출해서 집에 없고 며느리만 남아있었다.
노승이 시주를 부탁하자 며느리는 “지난번에 많이 곤란하셨지요. 아버님이 계셔서 제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저밖에 없으니 쌀을 좀 퍼오겠습니다.”라며 후하게 대접하고 쌀을 가득 담아주었다.
노승은 매우 고마워하며 하였다.
그러다 이내 표정을 근엄하게 하고 며느리에게
“며칠 뒤 이 마을에 큰 홍수가 있을 것입니다.
집에 미련을 두지 말고 전월산으로 올라가 피하십시오.
산을 오르면서 혹시나 누가 부르더라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됩니다. 절대로!”라고 하였다.
며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며칠 뒤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큰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금방 불어난 물에 이웃집들이 떠내려가기 시작하고 부자의 집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며느리는 부자에게
“아버님, 노승이 산으로 피하라 하였습니다. 얼른 함께 가시지요!”라고 애원했지만
부자는
“내 재산이 얼만데 저걸 두고 떠나겠느냐. 나는 못 가겠다.”라며 고집을 부렸다.
며느리는 할 수 없이 혼자 전월산으로 올랐다.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가 치고 ‘야옹, 야옹’ 하는 고양이 소리가 들려도 다 무시하고 오르고 또 올랐다.
산 정상에 거의 다다랐는데 ‘으악!’ 하는 부자의 비명이 들렸다.
참지 못한 며느리는 뒤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굳어져 바위로 변했다.
큰 비로 부자의 집 주변은 호수가 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그 바위를 며느리바위라 불렀고 며느리바위에 기도를 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