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로 물구멍을 막아 망한 창녕 조천들
경상남도 창녕군 성산면 연당리에는 창녕 조씨들이 세를 이루고 산다 하여 이름 붙은 조천들이 있다.
경상남도 창녕군 성산면 연당리는 평지가 많은 농촌 마을이다.
자연마을로는 연당, 연화, 웃당마, 아랫당마, 굽마 등이 있다.
‘연당’은 연꽃이 핀 연못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연화’는 연꽃봉오리 모양의 연화봉 아래에 있어 유래한 이름이다.
‘웃당마’는 연당 위쪽 마령치(馬 嶺峙)를 오르는 등성 위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아랫당마’는 대산천(垈山川) 변 아래에 있어 붙여졌다 한다.
‘굽마’는 무당이 많아 굿을 많이 한다고 하여 ‘굿마’에서 ‘굽마’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굼논이 근처에 있어 와전되는 과정에 ‘굽마’라고 불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굽마 앞에는 넓은 들이 있는데, 이 동리에서는 ‘조천들’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창녕 조 씨들이 크게 세를 이루어 살았기 때문에 ‘조촌(曺村)’으로 불리다 훗날 ‘조천’으로 정착했다는 말이 전한다.
‘조천들’에는 조 씨 문중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조천들에는 온천이 하나 있었다.
그 온천은 신비한 효능이 있었다.
아픈 사람이 그 물로 목욕을 하면 어떤 병이 든 다 낫는다는 것이었다.
소문이 퍼지자 온 나라 구석구석에서 아픈 사람들이란 아픈 사람들은 모두 몰려들어 몹시 소란스러워졌다.
병을 고치는 일은 좋지만 병자들이 너무 몰려들자 마을 사람들은 도무지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이 많아지자 먹을 것은 줄어들고 무엇보다 온갖 전염병까지 나돌았기 때문이다.
굶주림과 전염병에 시달리다 못한 사람들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 씨 문중에서 회의를 열어 모두의 의견을 물었다.
“온천을 이대로 두었다가는 마을이 망할 판입니다.
온천을 어찌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내어 봅시다.”
쉬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 말했다.
“마을 뒷산 절에 계신 스님께 혜안을 구하면 어떨는지요?”
좋은 의견이라 하여 문중의 대표 몇이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은 “온천물이 솟아 나오는 구멍에 흰 개를 잡아넣으십시오. 그러면 더는 온천물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했다.
조 씨 문중에서는 당장에 흰 개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티끌 하나 없이 털이 하얀 개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웃 마을까지 찾아다닌 끝에야 겨우 한 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다시 스님을 찾아갔다.
“좋은 날을 골라줄 터이니 그날 흰 개를 온천물이 나오는 구멍에 집어넣으십시오.” 하며, 날짜를 받아주었다.
그날이 되자 조 씨 문중 사람들은 도사가 시키는 대로 흰 개를 온천물 구멍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솟구치던 온천물이 딱 그치더니 더이상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온천물이 끊기자 병자들은 모두 마을을 떠났다.
그들은 조 씨 문중에서 온천물을 막았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몹시 원망하며 떠났다고 한다.
병자들의 원망이 독이 되었던 걸까?
온천물을 막고 아픈 사람들이 마을을 떠난 뒤로 조 씨 문중은 시름시름 쇠락하더니 결국 조천들을 떠났다고 한다.
지금도 온천물이 나오던 자리에 웅덩이가 남아 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웅덩이를 ‘온수덩붕’이라고 하는데, 20여 년 전쯤 온천 개발을 위해 시추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