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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상식

소매치기

작성자간동농부|작성시간26.06.13|조회수68 목록 댓글 0

소매치기

타인 몰래 주머니나 가방 등을 열어서 안에 있는 물건을 훔치는 행위.

 

소매치기란 단어의 유래는 '소매를 치며 물건을 꺼내 간다'는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생각보다 오래된 절도 수법이다.

조선시대에 도포의 소맷자락이 장난 아니게 길어서 외출시 도포나 두루마기를 입는 양반층이 허리춤에 차는 별도의 주머니 대신 소맷자락에 물건을 넣어 다니는 의복양식을 생각하면 바로 납득할 수 있다.

 

넓은 소맷자락에서 손이 나오는 윗부분만 트여있고, 아래쪽은 전부 막혀있는 두리소매가 유행했을 시절부터 내려온 단어이고, 흥선대원군이 도포자락의 폭을 줄인 이후로는 물건을 넣기 힘들게 된 역사가 있으므로, 최소 고종 이전대부터 있어왔다고 추측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표낭도(剽囊盜)'라고 불리는 소매치기들이 존재했다.

주로 저잣거리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주머니 속의 물건을 재빨리 훔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조선 후기의 문인 이옥이 쓴 <이홍전><시간기(市奸記)>에서 표낭도가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

 

이에 따르면 표낭도들은 현대의 소매치기들처럼 보통 2~3명이 1조로 행동하고, 한 명이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동안 나머지 바람잡이들이 쫓아오는 사람을 막아서 시간을 벌어주는 분업 체계를 갖추었다고 한다.

 

소매치기도 그 사이에 끼어 있어 남의 자루나 전대 속에 무엇이 든 것 같으면 예리한 칼로 째어 빼간다.

소매치기를 당한 줄 알고 쫓아가면 식혜 파는 골목으로 요리조리 달아난다.(중략)

거의 따라가 잡을라치면 대광주리를 짊어진 놈이 불쑥 광주리 사려하고 튀어나와 길을 막아버려 더 쫓지 못하고 만다.

이옥, <이홍전>

 

<시간기>에서는 두 명의 칼 애호가가 벌이는 고가의 일본산 단도 쟁탈전에서 표낭도 3명이 나온다.

부산에 사는 김경화라는 자가 순금 30냥을 주고 산 일본 단도를 차고 서울로 놀러 갔는데, 박씨라는 사람이 12천전을 줄테니 칼을 팔라고 제안했지만 김경화는 거절했다.

이에 박씨는 "어차피 소매치기 당할 건데 그럴 바엔 차라리 나한테 파는 게 이득일 걸?"이라며 도발했고, 오기가 생긴 김경화는 절대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씨는 표낭도 3명을 섭외해서 김경화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표낭도들에게 칼을 보여주며 3일 내로 이 단도를 훔쳐오면 큰 보수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단도를 사이에 둔 박씨와 김경화의 3일간의 소매치기 대결이 시작되었다.

김경화는 항상 단도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세 걸음 뗄 적마다 한 번씩 확인하는 식으로 철저하게 칼을 지켜냈고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그런데 마지막 날 소광통교에서 마주친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이가 지나가는구려"라고 김경화를 놀리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오른손으로 이를 털어냈는데, 그러고 나서 몇 발짝 걷고 보니 분명 지니고 있던 칼이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는 것이었다.

후에 숙소로 돌아와 보니 박씨가 칼을 가지고 있더라고.

 

소매치기 이외의 표현으로는 '도모(掏摸)''쓰리꾼(スリ)'이라고도 불리고 업계 은어로는 '땍끼'라고도 한다.

취객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를 가리켜 '아리랑치기'라는 용어를 쓴 적 있으나, 아리랑이라는 단어 선택에 문제가 제기되어 지금은 '취객치기' 또는 '부축빼기'로 대체하여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소매치기 수()'라는 한자도 있는데, 이 한자는 손 수()자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다.

 

소매치기는 감옥에 넣어도 절대 갱생하지 않는 별종들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사기꾼들은 숨쉬는 것 빼고는 다 거짓말이지만, 소매치기는 숨쉬는 것조차 거짓말이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갱생하지 않는다면 사형으로 다스려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사형제 무용론 토론회에서 소매치기에게도 사형을 내린다고 공표하고 소매치기에게 사형을 집행했더니, 사형대 앞에서도 자기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는 18세기 영국의 실제 사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게다가 정말 사형으로 다스린다면 어차피 죽을 거 더 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매치기를 비롯한 절도범은 갱생이 힘든 부류다.

대부분 지능도 낮고, 충동을 억제하는 힘과 인내심또한 일반인보다 지극히 낮다.

아예 정신병적인 이유로 이러는 것을 '병적 도벽'이라 부른다.

이를 두고 영국 작가 콜린 윌슨(Colin Henry Wilson)"일반인이 배설욕구를 느끼면 참거나 화장실을 찾지만, 범죄자들은 욕구를 느끼면 그 자리에서 싸 버린다."라고 비유한 바 있다.

 

이들에게 기생해서 이들로부터 상납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매치기 야당'이라고 한다.

보통 그 세계 나름대로의 원로일 수도 있고, 조직폭력배일 수도 있다.

 

이것의 반대 행위로 소매넣기가 있는데, 셋업 범죄를 말한다.

 

마술사들이 해외여행 가서 이런 식으로 물건 털리지 말라고 경각심을 심기 위해서 많이 하는 게 소매치기 마술이다.

마술사 김준표는 '누구나 하실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에서도 1970, 80년대까지는 소매치기가 꽤 흔했지만, 21세기 들어서는 굉장히 줄어들었다.

대한민국 특유의 강력한 전산화 덕분에 신용카드 및 간편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예전처럼 고액의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데다가, CCTV가 도처에 깔리면서 과거처럼 잡혀도 "증거가 있느냐?"면서 발뺌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소매치기가 멸종 단계에 진입하면서 경찰에서도 소매치기 전담반을 해체하는 지역이 늘고 있고, 소매치기범이라는 단어조차 사어가 되어가는 중이다.

 

소매치기범이 결제금액이 목적이 아니라 신용정보를 몰래 빼내 카드를 복제하려는 일명 스키밍(Skimming)을 시도한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소매치기에 사용된 비접촉식 결제방식으로 카드 IC칩에서 빼온 정보가 복제해도 소용없는 일회성 혹은 가상 정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카드 결제가 대세라고 해도 비상금으로 다들 현금을 어느 정도는 갖고 다니겠지만, 소매치기 입장에서는 고작 그 정도 수준의 푼돈 훔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카드를 긁는다고 해 봤자 빛의 속도로 잡히기 일쑤고, 길마다 CCTV가 깔려 있으며 깊숙한 골목에조차 블랙박스 달린 차들이 줄줄이 늘어져 있다.

 

게다가 소매치기는 팀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혼자 잡혔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범죄조직으로 간주하며, 조직폭력배들의 등쌀에 골치를 썩은 과거가 있던 한국에서는 범죄조직에 일말의 용서도 없기에 처벌이 매우 무겁다.

 

그래서 체포되는 소매치기들의 연령대를 보면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젊은 층이 이 길에 유입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다.

소매치기 기술을 배우는 것도 나름 전문직(?)이라 끈기와 손재주가 있어야 하고, 상술됐다시피 결제수단의 변화 때문에 소매치기로 얻는 기대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은 소매치기나 단순 절도에 관해서만은 굉장히 안전한 나라로 꼽히곤 한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은 한국에 왔다가 길거리에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누구도 주워가지 않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컬쳐쇼크를 느끼는 경우도 많이 보이는 편.

2001년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실험 결과로는 이런 부분에서 노르웨이, 덴마크, 싱가포르에 이어 전 세계 3위의 꽤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발생하는 사례로 사람들이 고액의 현금을 다루고 부조하는 예식장이나 장례식장 부근이나 은행에서 고액권을 인출하는 경우는 아직 요주의해야 한다.

취객털이로 속성을 바꾸어서 휴대전화와 지갑, 스마트 시계와 팔찌, 반지등을 털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마저도 현금 없는 사회의 영향으로 고작 1만원 훔치려다 CCTV에 검거되는 경우도 있다.

그 외 절도인 빈집털이로 전직하거나 강도인 오토바이 날치기로 전직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중교통 이용시 뜬금없이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매치기의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가 정신이 딴데 팔려 있는 동안에 속칭 '기계'라 불리는 소매치기꾼이 지갑을 터는 수법이다.

여기에 망을 보는 안테나 및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찍새까지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혼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바람잡이와 함께 2인 이상으로 행동한다.

이런 수법 때문에 길거리 전도하는 이들을 소매치기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지하철에서 잠자고 있으면 옆에 앉거나 서서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슬금슬금 건드리면서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이 때 맞은편이나 대각선 쪽에 있는 다른 승객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어서, 이를 눈치채고 옆에서 피해자를 깨우려고 하면 협박한다.

다만 지하철이나 철도, 버스에 감시카메라들이 속속 설치되고 있어서 이런 짓거리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긴 하다.

소매치기에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유유히 빠져나오면 경찰이 어느새 따라와 반갑게 맞이해 줄 확률이 크다.

 

시비가 붙거나 할 경우 보통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공개수배 사건 25>의 한 코너 중에서 경찰들과 동행해서 소매치기를 단속하는 영상이 있었는데, 다짜고짜 형사와 취재 VJ에게 칼부터 뽑아서 휘둘렀다.

형사가 대동해 있었기에 다행히 제압해서 체포되었지만, 일반인들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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