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본다.
옛날 조선조 경기도 연천 장터에서 매일매일 비락질을 하며 살아가는 앉은뱅이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연천 장터에서 역시 구걸을 하는 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장님을 보자 말했다.
"여보시요, 우리 서로 따로따로 다니며 불편스레 비락질을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의 눈이 되고 당신은 내 다리가 되어 다니면 어떻소?"
이에 장님은 "거 좋은 생각이오."하여 그날부터 나이 많은 장님이 형이 되고, 앉은뱅이는 동생이 되어 서로 업고 다니며 구걸을 하게 되었다.
하루는 그들이 고개너머 석대암이라는 절에 제 올리는 구경도 할 겸 음식도 얻어 먹을 겸 가게 되었다.
산길을 넘어가다가 목이 몹씨 마른지라 목을 추기려고 샘물을 찾았더니 그 속에 큰 황금덩이가 있었다. 앉은뱅이가 이것을 보고 소리쳤다.
"형님, 샘 속에 큰 금덩이가 있습니다."
장님은 얼른 손을 내밀어 샘 속의 금덩이를 꺼냈다.
그리곤 말하였다.
"이 금덩이는 자네가 보고 꺼내게 된 것인즉, 자네가 가지게."
그러자, 앉은뱅이인 동생이 말하였다.
"나는 그저 보기나 했을 뿐, 형님이 손수 꺼내셨으니 이 금덩이는 의례 형님이 가져야 합니다." 라며 사양했다.
서로 네가 가지라, 못 가지겠다거니 다투다 못해 결판을 못낸 그들은 나중엔 그 금덩이를 도로 샘에다 던져두고 석대암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절에 와서 사흘 만에 주지 스님에게 골짜기 샘 속에 큰 금덩이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주지 스님은 젊은 중 하나를 불러 그 금덩이를 가져오게 했다.
젊은 중이 그 샘에 가보니까 금덩이는 고사하고 난데없는 큰 구렁이가 도사리고 있다가 젊은 중을 보고 덤벼들었다.
젊은 중은 겁이 나서 옆에 있는 돌덩이를 주어 힘껏 구렁이를 내리치고 도망쳐 왔다. 그리고 절로 와서 주지 스님에게 보고했다.
"스님, 저 병신놈들이 거짓말을 했습니다.
샘에 금덩이는 고사하고 커다란 구렁이만 도사리고 있어서 돌로 내리치고 도망쳐 왔습니다."
이에 앉은뱅이와 소경은 많은 중들의 조소만 당했다.
두 사람은 기가 막혔다.
"그게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분명히 우리가 보고, 만져보기까지 했었는데,...?"
장님과 앉은뱅이는 의아해 하며 즉시 그 샘터로 가 보았다.
그런데 샘 속에는 구렁이 대신, 똑같게 두 동강난 금 두 덩이가 있었다.
마음씨 착한 그들은 그대로 한 개씩 주어 가지고 절에 다시 돌아와 주지 스님에게 주었다.
그러자 주지 스님이 조용히 말했다.
"그건 안될 말이요. 이런 보물이 중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오직 당신들 눈에만 보였으니, 이 보물은 마음씨 착한 당신들에게 내린 부처님의 선물인가 보오." 라며 금덩이를 도로 내주었다.
이 일을 알게된 사람들은 '보라니, 마음씨가 고우니까 북두칠성도 굽어 봤다니까.'라고 했다.
이로부터 항간에는 <마음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본다.>란 속담이 널리 전해지게 된 것이다.
<연변, 이용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