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어록/이성순
여름이 걸어오면
나는 비내리기 준비를 한다
예년 같으면
오뉴월 장맛비가 찾아 왔을텐데
요즘 날씨는
종잡을 수 없어 미안하다
때문에 사람들은 언제나
"무늬만 비가 온다"고
☔️을 들고 다니며 투덜거린다
하지만 내가 없으면 안 될 일
그렇다고
쉬지 않고 비를 내리지는 않는다.
조선 이래의 기상 기록에도
보름 넘게 비만 내린 적은 드물었다고 하니
걱정은 접어두고
삶을 향해 움직여 주기를 바랄 뿐
우리 사람들도 언제나
슬픔에 젖어 사는 것은 아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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