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월 시-나비와 엉겅퀴
나비와 엉겅퀴
서지월
땅속 흐르는 물소리 움켜쥐고
한 세상 펼쳐 보이며 누군가를
기다리며 살아왔지만
이내 그는 떠나버린 뒤였지
어느 꽃들보다 고운 자태 뽐내며
제일로 여기는 사랑이었지만
달려가서 붙잡을 수 없는 신세,
그는 다른 꽃의 정부(情夫)가 되어버린 그 뒤였지
몇 날이 지나가고 다시 새날이 와도
어쩌면 한 목숨 다 바쳐 사랑하려 했지만
홀로 갈 머나먼 길
씨방 하나 간직하며 묵묵부답일 뿐이었지
*_엉겅퀴는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뿌리 내려 평생을 살아가지만, 나비는 나그네인 듯 이 꽃 저 꽃에 앉았다가 청산에 든다. 이 세상을 하직한다는 말이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씨방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엉겅퀴꽃의 고독한 삶을 읊어보았다. (글: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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