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챗 북방조선족[詩人大學]現代詩 창작 아카데미<詩耀日>김향란 시-장미의 고백
●<완성시>김향란 시-장미의 고백
장미의 고백
김향란(연길)
나는 빛이 되어 왔다
우연히 찾아온 길은 아니다
오래 견뎌온 필연이리라
해와 달처럼
세상을 온전히 밝히지 못해도
괜찮다
나는
어두운 세상
밝히기 위해 피는 꽃
빛은 서두른다고
깊어지지 않으므로
누구도
향기롭다 말하지 않아도
바람은 제 갈 길 따라
향기를 데려갈 것이고
누구도
오월의 여왕이라 부르지 않아도
외로운 담장 한 켠
조용히 불태울 수 있다면!
<詩評>ㅡㅡㅡ
*_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국서교과서에서 배운 미당 서정주의 시 <꽃밭의 독백>이 떠오른다. 그만큼한 싱싱력의 조화가 신선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확연하며 명료하게 읽힌 것이다.
미당 서정주의 수제자로 한국 현대시의 본보기를 보여준 황동규시인의 시와 근접성을 보여주어 좋았다.
현대시를 쓴다면 황동규의 시를 읽지 않고는 안되리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한국시인이나 중국 조선족시인들이나 한글(조선어)로 쓴다고 해서 옳은 시가 되지 않음을 익히 알아 인식해 두어야 할 줄로 안다.
그만큼한 언저리의 시가 여기 있다 하겠다.
그리고 누구도 해주지 않는 이런 시평이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시창작의 값진 것임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ㅡ나는 빛이 되어 왔다
우연히 찾아온 길은 아니다
오래 견뎌온 필연이리라
표현이 명료하고 좋았다. '우연히 찾아온 길은 아니'라는 의미있는 구절이 매력적으로 읽혔다.
ㅡ해와 달처럼
세상을 온전히 밝히지 못해도
괜찮다
ㅡ나는
어두운 세상
밝히기 위해 피는 꽃
빛은 서두른다고
깊어지지 않으므로
해와 달이라는 거대한 존재의 역할이 아닌, 나약한 존재에 불과할지라도 장미의 존재가 설득력 있게 읽힌 대목이었다.
ㅡ누구도
향기롭다 말하지 않아도
바람은 제 갈 길 따라
향기를 데려갈 것이고
'바람은 제 갈 길 따라/향기를 데려갈 것이고'라는 이런 스무듯한 구절 또한 예사로 읽힌 구절이 아니었다.
ㅡ누구도
오월의 여왕이라 부르지 않아도
외로운 담장 한 켠
조용히 불태울 수 있다면!
아주 명료하게 처리된 마지막 구절 또한 👍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외로운 담장 한 켠'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장미꽃의 향연!
큰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소박하지만 자신의 몫에 충실한 인간상을 연상시기듯 많은 것을 시사해 준, 단순한 접근방식의 시가 아님을 밝혀둔다. 열린 세계관을 보여준 만만찮은 시로서, 조선족의 현대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모범의 시로 읽혔다.
(글:한국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