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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은혜 갚음

작성자김성민|작성시간26.06.10|조회수24 목록 댓글 0

지금까지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집안 형편만 보면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빠듯했으니까요.
정말 가난했습니다.

그런데 모교회에서 장학금을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죠.

"공부하고 싶다."
이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공부도 재미있어졌습니다.

원래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배움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대학원도 두 군데나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짜는 없었습니다.
교회에서는 거의 교역자 못지않게 사역해야 했습니다.

모든 공예배는 기본이었고
각종 지방 행사,
부흥회,
모든 집회가 열리면 언제든 출동해야 했습니다.

방송실 기사가 해야 했고,
교회 차량 운전도 해야 했고,
청소도 해야 했고,
각종 행사 스태프로도 투입되어야 했습니다.

말 그대로 만능일꾼으로서 언제든 스탠바이 해야 했습니다.
전임 전도사보다 더 오랜 시간 교회에 대기해야 했습니다.

부모님이 교회 사찰로 계셨기 때문에 나 역시 비슷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나쁜 말로 표현하면,
"김성민도 똑같이 부려도 돼."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억울한 마음도 있었고,
서운한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모든 시간이 나를 만든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도 나는 꿈이 있었습니다.
미래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공부라는 숫돌 위에서 칼을 갈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나는 중국 무협영화를 참 좋아했습니다.
1980~90년대 무협영화에는 늘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인공은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깊은 산속 허름한 사찰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절대고수를 만나게 됩니다.

주인공은 혹독한 훈련을 견뎌냅니다.
매일 넘어지고,
매일 얻어맞고,
매일 포기하고 싶어도 버텨냅니다.

"시부(師父), 시부!"
하며 스승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훈련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산합니다.
예전의 약한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원수를 갚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나에게도 그런 시부가 있었습니다.
사강교회 담임목사님이셨고,
사강교회 성도님들이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나를 품어주셨습니다.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사역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고,
목회자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지금의 김성민을 만든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래서 그 시절을 참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합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이 이해됩니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시편 84:10)
정말 그랬습니다.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감사했습니다.
배고팠지만 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습니다.

이제 나는 내가 받은 것을 다시 세상에 흘려보내려고 합니다.
내가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받은 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받은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받은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무협지에서 말하는 원한의 복수가 아니라,
또 부정적인 “은혜 갚음”이 아니라,
은혜에 대한 아름다운 보답 말입니다.

오늘도 무료급식소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오늘도 배우고,
오늘도 도전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키워주었듯이,
이제는 내가 누군가를 키워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주었듯이,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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