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ㄱ 구개음화
일반적으로 구개음화라 하면 ㄷ,ㅌ의 구개음화를 이야기한다. 이것은 음소 차원이고 음성차원에서의 변이까지 포함하면 ㄴ,ㄹ,ㅅ,ㅎ 구개음화가 있다. 이는 순수히 공시적 현상이고 또 음성적 현상이다.
이들 자음의 구개음화 현상과는 반대로 순전히 역사적인 사건으로 끝나버린 구개음화도 있다. 바로 'ㄱ구개음화'가 그러한데, 이 현상은 남부방언과 일부 중부방언 등에서 17세기 말에 일어난 것으로, ㄱ이 경구개음 i,j 앞에서 ㅈ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었다. (기름-지름, 견주다-젼주다 등 문헌에 나타남) 그러나 이 현상을 중부 방언(서울말)에서는 철저히 거부했기 때문에 현대 표준말에서는 ㄱ구개음화는 인정하지 않는다. 한가지 흥미로운 일은 중부 방언에서 반대로 원래의 ㅈ을 ㄱ으로 바꾸는 과잉 수정 현상을 불러오기도 했다.
ⓐ기와←지와(<디와)
ⓑ길드리다←질드리다
ⓒ길쌈←질삼
ⓓ김츼 ←짐채(<딤채)
2. ㅎ구개음화 현상을 음운현상으로 보는 오해
일부 방언에서 나타나는 성(형), 수지(휴지), 심(힘) 등이나 역사적으로 '혬, 힘힘하다, 힐홈' 등의 낱말이 '셈, 심심하다, 씨름' 등으로 바뀐 것을 ㅎ구개음화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일이다. ㅎ구개음화란 위에서 말한대로 <햐혀효휴히>의 ㅎ<h>음이 구개음화된 ㅎ음성으로 소리나는 현상을 말한다.
'심'이나 '씨름'과 같은 낱말들은 'ㅎ→ㅅ'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 고대 국어 시대부터 ㅅ형이 있었고 이 ㅅ형이 중부 방언에서 ㅎ형으로 바뀐 것이며 남부방언에서는 계속 ㅅ형을 유지해 온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이른바 ㅎ구개음화라고 불릴 수 있는 어형이 극히 한정되어 있는데다가, ㄱ구개음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중앙 방언에서도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ㅎ구개음화를 인정하려면 ㅅ으로 바뀌지 않는 많은 '햐혀효휴히 등'의 음절 성립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김동소 <한국어 특질론> 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