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시 로싸르!
티베트의 새해인사는 "따시 로싸르'입니다. 말 그대로 온누리에 모든 중생들에게 “새해의 행운과 행복을 기원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티베트력으로는 새해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우리 양력달력으로는 새해가 밝아 오고 있습니다.
- 따시 로싸르
물론 티베트인 대부분은 그들의 전통적인 새해인 티베트력 '로싸르'를 1년 중 가장 큰 명절로 여기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인도 다람살라의 망명정부가 60년이 된 오랜 세월 인도의 영향을 받아 젊은 세대들은 우리처럼 양력식의 첫날을 점차적으로 새해로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티베트에서는 우리의 음력처럼 그들만의 역법이 따로 있습니다. 티베트력으로 한다면 다가오는 2014년의 새해첫날은 양력 3월 2일에 해당됩니다. 특히 올해는 우리 설날보다 한 달이나 늦습니다. 아마도 윤달이 끼어 있어서 그렇게 되나 봅니다. 그라고 정월은 ‘다와(月) 탕뽀’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다가오는 올해를 갑오년(甲午年). 즉 말띠해라고 부르지만, 티베트력으로 올해는 ‘남성-나무-말(Men-Wood-Horse)‘ 해라고 합니다. 티베트력에서는 12간지 앞에 우리처럼 10간[甲,乙,丙,丁, 戊, 己, 庚, 辛, 壬, 癸] 대신에 따로 오행[金, 水, 木, 火, 土]을 붙여서 사용하기에 좀 낯설고 어려워 보이기고 하지만, 기본만 이해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가 100년을 1세기로 하듯이 티베트력에서는 비슷한 의미로 60년을 1랍즁이라고 하는데 1987년부터 2047년까지는 17랍즁에 해당됩니다. 17랍즁 뒤에 1987년부터 매년을 순차적으로 계산하기에 올해는 2141년(988년)-17랍즁 28로에 해당됩니다.
현재 사용하는 티베트력은 왕통사적으로는 토번왕조의 전신인 얄룽왕조의 초대 왕인 '냐티짼뽀(Nyatri Tsenpo)가 왕국을 세운 BC 127년을 원년으로 하고 있으며, 불교사적으로는 인도 불교 후기에 성립된 밀교 경전 '깔라짜끄라 딴뜨라'에서 역법 계산의 기준이 되는 연도로서 이때부터 제1랍즁[60년 주기]이 시작됩니다.
_ 체마
_ 만두빗는 광경
- 부락의 초하루 풍경
# 티베트의 새해맞이
‘티베트’하면 대개 대설산 너머의 신기루처럼 존재하는 불교 왕국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대설산 기슭에 자리 잡은 신비스런 분위기의 사원이나 동굴 속에서 명상에 잠겨 있는 붉은 옷의 고행승들 그리고 육신을 독수리들에게 보시하는 괴기스런 조장의 풍습 같은 이미지가 바로 그것들일 것압니다.
사실 설역고원(雪域高原) ‘강쩬’ 즉 티베트고원은 평균고도 해발 4천m나 되는 고원지대이기에 산소가 희박해서 인간이 생존하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지만,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뵈’라 부르는 그들은 일찍부터 수준 높은 문화를 이룩해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민속은 독특한 면이 많은데, 더구나 한해를 여는 세시풍속은 특히 우리민속과 너무나 닮은 면이 많아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가 있습니다.
티베트의 새해맞이 풍속은 섣달 그믐날부터 시작됩니다. 먼저 대문 밖으로부터 집안까지 깨끗이 청소한 다음 대문과 담벼락에 석회나 ‘짬빠가루’로 '만(卍)‘자와 같은 길상문양을 그려서 액[나쁜 기운]으로부터 집안을 보호하는데, 이 가루는 그들의 주식인 보리를 볶아서 가루로 만든 것으로 우리의 미수가루의 원형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풍속은 마치 우리민속의 부적(符籍)과 그 의미가 같은데, 그 근원은 불교가 도입되기 이전의 원시종교인 융등뵌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록상으로는 이런 풍습은 7세기 이후 왕족의 취임식이나 결혼식 등에서 재수와 번영의 상징으로 시작되다가 불교로 흡수되어 13세기 이후 민간에서도 생일이나 결혼식 등과 같은 의식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이윽고 외지에 나가있던 모든 식구들이 오랜만에 집으로 들어오고 저녁이 되면 온가족들이 모여 앉아 '고꾸'라는 일종의 고기만두를 빚어 먹는데, 이때 그중 몇 개는 밀가루 반죽 속에 돌멩이, 동전, 고추가루 같은 고약한 이물질을 집어 넣고는 표시나지 않게 봉하고는 일반만두와 함께 큰 솥에 넣고 끓입니다. 그리고는 둘러앉아 먹는데, 이 때 재수 나쁜 사람 한 두명은 이것을 깨물게 됩니다. 그러면 나머지 식구들은 자신이 액을 면했다고 기뻐하면서 소리를 치며 무척 즐거워합니다. 그리고는 그 재수없는 사람에게 달려들어 벌주를 먹이거나 노래를 시키는 등의 짓궂은 장난을 하면서 가벼운 벌칙을 가합니다. 그리고는 전통 민속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밤을 지새웁니다. 물론 이 때 잠을 못 이겨 잠을 자는 아이들에게는 눈 섶이 하얗게 변한다는 식의 겁을 주기도 하고 또는 실제로 자는 사람의 얼굴에 먹칠이나 색칠을 하기도 합니다.
이윽고 새해 첫날의 동이 트면 집집마다 대문을 열고 마당에다 측백나무가지를 태워 연기를 자욱하게 피우고는 짬빠가루를 하늘 높이 세 번 뿌리고 ‘창[막걸리 ]’같은 술을 세 번 튕겨 하늘과 땅과 물의 신들에게 새해 시작을 고한다음 마시며 한 해 풍년을 기원합니다. 이것 또한 우리 민속의 ‘고시레’와 같은 의식에 속한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는 온 식구가 모여서 '체마'라는 아름답게 치장한 나무상자를 들고 손님을 맞이하는데, 이 속에는 오곡곡식과 과자 그리고 ‘짬빠가루’가 담겨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은 이 짬빠가루를 집어서 사방에 뿌리며 '따시 로싸르!' 또는 ‘따시델렉“ 이라고 집주인에게 새해맞이 인사를 하면 집주인도 같은 말로 화답하며 짬빠가루를 세 번 뿌린 다음 '까닥'이라는 의식용 목도리를 상대방 목에 걸어주면서 축복의 기도를 해 줍니다. 이어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시고 난 다음 다음 집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집집마다 방문하며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먹고 마시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온 동네사람들이 모여 '따르족'이라는, 108장 단위로 묶은, 오색 기원의 깃발을 지붕위로부터 산마루턱, 동구, 나루터, 신목 등 곳곳에 거는 것으로 그들은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렇게 년초 3일을 가족과 부락단위로 보내고 그들은 정월 4일에는 라싸의 조캉대사원에서 열리는 겔룩빠 종파의 신년법회 ‘묀람(Mo“nlam prayer festival)’ 축제장으로 몰려가 7일 동안 밤낮으로 앉아서 달라이라마성하를 비롯하여 겔룩파 종파의 고승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행복해 합니다. 이 묀람이 끝나면 정월의 대보름 날 저녁에는 정월의 대미를 장식하는 휘황찬란한 불꽃축제인 정월보름축제인 일명 버터꽃등제[酥油花燈祭;Butter lamp festival]의 촛불축제인 최낭최빠(Choe-nga Choepa)에서 정점의 기쁨을 맛보며 다가오는 한해를 축복한다.
# '티베트'와 '실크로드'와 '영혼'이란 글짜를 늘 가슴에 품고사는 모든 마니아들께 홍천깅
다정거사 삼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올립니다.
말띠해 첫 달 첫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