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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위원장님 초희오페라 관람후기

작성자수월래|작성시간15.12.14|조회수69 목록 댓글 0

500년 넘어 초희가 살아왔다


조선이 낳은 천재 여류 시인
초희,
두터운 남녀 차별의 장벽과
자식을 모두 잃는 쓰라린 운명 앞에 통곡했던 여인,

초희가 엄동의 눈보라를 뚫고
이 땅에 되살아왔습니다

그녀는 매운 향기 뿜어내는
홍매화로 피어왔고.
손톱끝 어여픈 봉선화로
물들어 왔고,
가시마저 붉은 해당화로
날아왔고,
마침내 스물일곱송이 연꽃으로
영원히 환생했습니다

이병욱 선생님이 작곡하신
흥겨운 우리 가락위에서 흥겨운
나비같은 춤사위로 왔는가 하면,
소나무 숲 사이 부드런 바람으로
불어오다가,
우리 몸을 하얗게 파묻으려는 듯
펑펑 쏟아지는 폭설로
내렸습니다

어제 강릉 소나무 숲속
강릉원주대 공연장에서 무대에
올려진 창작음악극 '초희'는
통한으로 차마 눈감지 못한
조선 천재 여인의 눈을 감겨주는 진혼곡이었습니다

아니, 억울하게 감기운 그녀의
눈을 다시 뜨게 한 환생의
제전이었습니다

강릉오케스트라의 탄탄한 연주에, 수십명의 가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죽음직전의
초희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스로 초희가 되어
열창과 열연을 펼쳤습니다

천여석의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도 저마다 초희가 되어
울고 웃었습니다

"해원상생!"
그랬습니다

500년전 이 사랑스럽고 재기
발랄한 여인을 요절하게 만든
조선의 후예들로서 우리는 모두
그녀 앞에 반성하고, 그녀의
원혼을 풀어주고, 다시는 성별과 지역과 빈부와 인종같은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는
세상을 깨부수고 평등의 땅을
만들고 지키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 슬프고도 엄숙한 감동의
무대를 만드신 모든 출연진께
감사하며, 맨 앞자리에 계신
이병욱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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