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또 하나의 그리움을 안고
마리소리골로의 2일간의 초대가 아름다운 추억이 돼
우리들 삶의 소품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 마음
한 가족이 된 배움의 자리이자, 신명을 풀어헤친 모임이었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 체험행사 기간중 우리들 먹거리를 정성 껏 챙겨주신
진아님, 기획 연출을 원만하게 이끌어 주신 김병준 선생님과
보라돌이 사부님,
영상 역사자료 제작에 혼신의 힘을 다하신 하우님과 새롬아범님,
좌장이신 위지님의 폭넓은 리더십,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불원천리 달려와 주신 봉평골님과 털프걸님 내외분,
풍류당 학습생들보다 몇십배 높은 내공의 소유자 한강수님 가시
버시, 미래의 한국문화를 이끌 국가급 동량 한상협군과 어머니
양수향님의 국악사랑 열정,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애쓰신 풍류쟁이님께
이 세상 최고의 찬사의 보낸다.
아울러, 무엇보다 국악사랑이라는 일념으로 우사모 회원들을
마음으로부터 극진하게 환대해 주고 배려 해 주신 이병욱 교수님과
이무송 화백님, 검산리 마을 지도자님께 다시 한번 머리 조아려 감사
인사를 올린다.
출발하는 날 아침 풍경은 이랬다.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져 올 들어 처음으로 얼음이 얼었고,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러 파란 물감이 일렁였고, 그런
하늘 서편엔 하얀 낮달이 떠 있었다.
백숙 국물을 끓이는 가마솥 아궁이엔 장작불이 훨훨 타고
있었고, 토방앞 삼겹살 구이판엔 뽀얀 김이 무럭무럭 피어
오르고 있었다.
위지님과 몇몇 회원들은 뒤산에서 표고버섯을 캤으며, 일부는
겨울 초입의 쪽빛 계곡물을 바라보며 삶의 저편을 응시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이런 한국화 같은 분위기속에서 진아님께서 차려주신
아침 밥을 든든하게 먹은 후 교수님 거실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커피마시며 각자의 체험 소감을 발표했다.
특히 양수향님께서 학습 현장에서 보고 느끼신 국악교육의
현실태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할 때 모두들 고개를 끄덕
이며 비장어린 숙연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내 몸속에선 뜨거운 무엇이 식도를 타고 커억대며 올라왔다.
이어서 자투리 시간을 할애해 풍물굿을 앵콜 체험한 후,
교수님께서 선물로 주신 싱싱한 배추를 한아름씩 안고 마리
소리골을 뒤로 한 채 출발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위엔 찬물로 머리를 헹군 느낌이, 가슴팍
속살이 실팍하게 살찐 느낌이, 행복감이 알싸하게 밀려오는
느낌이 또 하나의 그리움 돼, 살풀이 춤처럼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더질 더질 돌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