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그윽한 마리소리골 향기 -
"김 선생님! 변상문입니다."
"오대산님! 보라돌이입니다."
"수향님이 오대산님 차에 휴대폰이 들어있는
지갑을 놓고 내렸대요. 있는지 확인 좀 해줘요."
"...."
"네. 있습니다. 제가 내려 준 장소로 다시 가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수향님께 지갑을 드리고 난 후, 남산 3호 터널로
두꺼비같이 작은 승용차를 몰고 미끌어져 들어갔다.
덩달아 강호동의 1박 2일 보다 더 짜릿하고, 더 흥분되고,
더 신명났던「마리소리골로의 2일 간의 초대」가 영화관
같이 캄캄한 남산 3호터널 속에서 영화필름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화창했다. 일기예보대로라면 비가 내리거나 비 그친 후 꿀꿀한
날씨에 기온도 뚝 떨어져야 했지만, 반포대교를 북에서 남으로
건너면서 바라본 1시 방향의 관악산은 여느때 보다 가까워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했다.
FM 99.1 국악방송에서는 이근찬님의 목소리가 꿈틀꿈틀 살아
차안을 군대 열병식 군악대 처럼 용감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천사는 한상협군이 홍천 마리소리골로 국악체험 여행을
출발한다는 문자입니다."
"@#$%&*"
"한상협군이 종로 00악기에서 보내준 단소 선물 인물로
당첨됐습니다."
국악방송은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위는 물론이고 여행 목적지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 100번지 마리소리골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마리소리골로
들어가는 길엔 산골냄새가 구수하게 코끝을 간지르고 있었고,
바람은 알싸하게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었다.
마리소리골에 도착하니 이병욱 교수님께서 수덥하신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집안 형님같이 편안하게 마리소리골 이곳 저곳을
안내해 주시는 모습에서 그윽하고 또 그윽한 배냇향이 풍겨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