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적멸보궁 가는 길

작성자goforest|작성시간12.10.18|조회수39 목록 댓글 1

 

(* 지난 주말 정재환 사장님의 안내로 올랐던 오대산은 온통 단풍으로 붉게 물든

    '화엄의 바다'였습니다. 연꽃같은 봉우리가 곱게 감싸안은 곳에 부처님의 사리가 잠들어계신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적멸보궁을 오르면서 써 본 시입니다.)

 

 

적멸보궁 가는 길  

 

 

                                        2012.10.13

 

 

 

부처의 뼈와 사리가 잠들어 있다는

적멸보궁 가는 길

가을이 깊었다

말도 끊어지고

이승의 삶도 끊어진 곳

적멸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귀 기울이려는데

사람이 만든 부처가

부처의 말문을 막는다

호젓한 산길 스피커에서 나오는

석가모니불 독경소리에

비로봉을 넘어온 바람소리도

붉어진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온 몸 땀에 젖을 쯤

간신히 멈춘 독경소리

사방이 적멸보궁이었다

스스로 다비식을 끝내고

붉은 사리로 흩어지는 단풍잎이

적멸보궁이었다

제 속을 벌레에게 다 내어주고

오직 등뼈로 세월을 지탱하는

졸참나무가 적멸보궁이었다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황경애 | 작성시간 12.10.23 생각만 해도 깊은 상념에 젖게 만듭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