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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예고된 대로, 4월에 국사편찬 위원회 편사부장으로 정년을 맞을 고혜령 동문을 축하하러 많은 동기생들이 모였다. 허선 총장(정치)이 제일 먼저 도착하였다. 그리고 4년간 영어의 몸으로 고생하였던 김은성동문(지리)이 오랜 옥고로 무릎이 망가져 목발을 짚고 나타나 우리들을 놀라게 하였다. 양평 능내리에서 경기도의 지원을 얻어 실학박물관을 짓고 있는 김남기는 먼 길을 무릅쓰고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하였다. 12시까지 스무명 가까이 모였다. 먼저 본관 201호실인 편사부장실로 올라가서, 차 대접을 받았다. 이어서 최근 새로 취임한 정옥자 위원장에게 인사부터 드리도록 하였다. 우리가 1학년 때 문리대 사학과 4학년이었던 분이라 가깝게 느껴졌다. 위원장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몇 몇 사람들을 알아보셨다. 문리대가 원래 콩가루 집안인데, 어째 64학번은 이렇게 정다울 수가 있느냐고 우정 넘치는 말씀을 하셨다. 위원장께서는 우리에게 한 사람 한 사람 명함과 간단한 선물을 주셨다.한 10 여분 환담하다가 위원장 실을 물러났다. 우리는 본관건물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가 준비되어 있던 부페를 들었다. 부페에 곁들여 딸기와 귤을 담은 과일 접시가 탁자마다 놓여 있어서 보기에도 좋았고 맛도 있었다. 부페는 많은 음식이 차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정성스러운 반찬과 국이 잡곡밥과 함께 차려져 있었다. 국사를 그야말로 편찬한다는 긍지와 자존심의 사학자들이 상식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알 수 없는 정갈함과 결기가 서려 있는 듯했다. 오늘날의 사학자를 조선시대에는 사관이라 불렀는데 홍문관이 바로 담당 부처였다. 홍문관 사관이라 하면, 대신들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결기와 자존의 소장학자들였다. 그 기풍이 아직도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일까? 드넓은 정부청사 앞뜰과 뒷산에 봄빛이 완연하여, 청사 서편 양지 바른 곳에 한식으로 지어진 국사편찬 위원회건물은 한결 정감이 있었다. 그야말로 국사편찬위원회의 건물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구사들의 설명을 들으면, 조선시대에 건축되었던 오대산 사고를 본 떴기 때문에 삼층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본관과 연구동과 사료관의 세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본관은 주로 행정적인 용도로 쓰이는 듯했고, 연구동과 사료관에는 어마 어마한 사료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특히 사료관은 지하 시설이 엄청나고 완벽하여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사료관에서 먼저 홍보용 영상물을 관람하였다. 사료관에는 특히 고서의 소독시실과 포쇄 시설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대마도 종가의 사료들은 희귀본이라손도 댈 수 없었지만 대단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대마도 종가 사료는 너무나 오랜 세월 전의 것이라, 서책들이 부패하고 망가져 있었는데, 그것을 정교하게 복원하는 장면을 보여 주었다. 영문과를 나와 정치학과 교수노릇을 하지만, 사실 문리대시절 사학을 부전공하였던 구대열 교수는 유럽 국립도서관들의 장서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와 비교하여 간간이 비교 설명하였다. 대략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차 마시는데 보내고, 서고를 돌아보는데 근 두 시간을 보냈다. 3시가 되어 일정을 마치고 다시금 편수부장실로 와서, 따끗한 커피 한잔으로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고혜령 부장이 방문 선물로 증정하는 국사편찬위원회 간행인 <우리 역사 길라잡이 1,2권>을 받았다. 책이 지질이 좋았고, 들어간 사진들이 천연색에다가 선명하여 아주 상쾌한 선물이었다. 다시금 본관 건물 계단에 서서 방문 기념 촬영을 하였다. 헤어지면서 내달 정년을 맞을 고혜령 동기를 위해 축하의 박수를 쳤다. 고 동문 감격하여 깊이 고개 숙여 인사하였다. 고 동문은 친정 가친이기도 한 고 고병익 박사의 국사편찬 위원회 기증서적(녹촌문고)의 목록집과 영문 수필집을 한 권씩 다시금 선물하였다. 고병익 박사는 우리가 문리대 4학년이던 시절 모교 총장으로 재임하셨다. 우리는 다시금 봄볕이 서린 본관 앞 정원에서 끼리 끼리 촬영을 하고 헤어져 갔다. 바쁜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먼 길을 왕림해주신 회원 한분 한분에게 감사와 깊은 경의의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과용하신 고혜령 동기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참석하신 분들, 고혜령(사학), 김선리(사학), 이옥배(사학), 김남기(사학), 오세영(사학), 양태성(사학), 김은성(지리), 구대열(영문), 안광윤(영문), 김홍윤(중문),임운봉(미학), 허선(정치), 주강수(지질), 이맹복(종교),박승표(사회), 정소성(불문)<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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